경찰이 `소변검사 조작'이라는 신종수법을 활용한프로야구 선수 등의 병역비리 연루 사실을 적발, 브로커들의 장부기록을 토대로 전면 수사에 나서 또한번 병역비리 파동이 몰아칠 조짐이다. 전문 병역 브로커들의 장부에는 프로야구 선수 50여명과 연예인 등을 포함해 80여명의 이름이 담겨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지난 검찰.국방부의 합동수사에 이어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수사결과 드러난 신종 병역면제 수법은 3단계에 걸친 `엄밀한' 병역 신체검사과정을 무색케했다는 점에서 현장 감독 등 검사과정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병역비리 파장 `어디까지' = 구속된 브로커 우모(38)씨 등 장부에 오른 `고객'의 수는 80여명. 이들 중 50여명은 프로야구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프로야구계 전반에 미칠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80여명 중 실제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고 병역법위반 공소시효 범위 안에 있는 50여명의 신원 확인작업을 벌이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명단에는 개그맨 신모씨 등 연예인도 일부 포함된 데다 `고객'들이 수천만원대의 브로커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점을 볼 때 이들 중 기업인이나 고위 공직자 자제 등이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지난 98~99년과 2000~2001년 당시 병무사범 합동수사부 수사결과처럼우리 사회의 다양한 유력계층이 포함된 대규모 병역비리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합수부가 당시 사법처리한 500여명의 뇌물청탁 등 비리혐의자 중에는 운동선수,가수 등 연예인, 대기업체 사장 및 고위공직자 등이 모두 망라됐었다. ◆ 신종수법 `3단계 신체검사' 무색 = 이번에 드러난 병역면제 수법은 단백질이검출되게 하는 약물과 자신의 혈액을 소변에 섞어 의사에게 제출하는 신종방식이다. 병역면제자들은 1차 검사가 이뤄지는 개인병원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소변검사를받고 `자주 피로를 느낀다', `얼굴이 붓는다'는 식으로 허위 증상을 호소해 사구체신염 등 신장질환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았다. 종합병원 2차검사에서는 소변채취 뿐 아니라 조직검사도 하기 때문에 이들은 검사 전날 저녁부터 검사 3~6시간 전까지 공복 상태에서 커피가루를 물에 타 마셨다.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면 콩팥 조직검사에서도 신장질환이 있는 것처럼 결과가나타나며 병원측은 의심없이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준다는 것이다. 3차검사가 이뤄지는 병무청에서는 소변채취에 징병관이 동행하기 때문에 이들은검사 전 약물과 혈액이 담긴 식염수통을 미리 준비, 직접 자신의 요도에 주입한 뒤소변검사에 응했다. 이들은 병무청이 면제판정 뒤에도 불시에 재검사를 할 것을 감안, 6개월간 `꾸준히' 허위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소변 검사 현장을 감독할 수 있도록 법규를 마련하고소변성분 조작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지 않으면 이같은 신종위법행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