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취임과 통일.보건복지.문화관광부 등 3개부처 개각을 통해 3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2기를 이끌어갈 내각이 진용을 갖췄다. 정치인 출신으로 행정능력을 겸비한데다 개혁지향적인 이 총리의 내각 운용은 `얼굴마담' 성격이 강했던 역대 정권 총리들의 운용스타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일것이라는 기대에 이견이 없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행정개혁, 부패청산, 경제살리기 등 국정과제를 역점적으로 추진하면서 당정관계 및 대국회 관계를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이끌어가는 `강한 총리'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언론보도가 그를 `실세총리', `책임총리'로 지칭하는 것을 두고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이같은 예측을 사실상 뒷받침했다. 총리실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이같은 신임을 배경으로 앞으로도 노 대통령과 `코드'를 잘 맞춰갈 것이며, 간혹 국정운영에서 이견이 있더라도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하며 최대한 설득하는 자세로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국민회의 시절 김대중(金大中) 총재와 이해찬 정책위의장관계를 상기시키며 "이 총리의 스타일로 볼때 노 대통령과 이견이 생겨도 이를 조율하지 부딪히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리가 5선의 현역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은 앞으로 총리실의 당정관계 및 대국회 관계에서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 총리가 행정부와 국회간 긴밀하고 원활한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총리실의 정무기능 강화, 정치인 출신의 총리비서실장 인선 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함께 이 총리는 정부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국회를 자주 방문하고, 과거 총리들과는 달리 몸을 `사리지' 않고 야당의원도 접촉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정치인 출신 총리들이 그랬듯 당정협의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은 그러나 `정책통'인 이 총리가 당정협의 과정에서 쉽사리 당의 요구를들어주거나, 공무원들의 보고를 그대로 `수용'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인사청문회 준비에 간여했던 총리실 관계자는 "보고받은 자리에서 결정을 내려주는 총리는 이회창 전총리 후 처음"이라며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판단력과 능력을겸비했으므로 스스로 분석.검토해 결정하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밖에 이 총리의 내각 통할 스타일이 관심거리다. 고 건 전총리 때처럼 대통령과 총리의 `분업'이 지속될지, 이 총리가 사회.문화분야는 물론 경제 분야까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지에 시선이 쏠려있다. 내각의 통할을 위해 국무조정실의 강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국조실 관계자는 "고 건 전총리가 `행정의 달인'으로 불렸지만 이 총리를 접해보니 `또 다른 달인'이었다"라며 "오랜 기간 여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행정 각 분야를 꿰뚫고 있어 일부 국무위원보다 젊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이 총리의강력한 내각 장악을 예상했다. 이 총리의 내각에는 자신보다 5살이나 위인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장관이나김 장관과 더불어 차기주자로 꼽히는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도 포함돼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정부정책이 이 총리의 강한 추진력에 힘입어 실현되려면 먼저내각의 `화합'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 총리가 `화합형.통솔형' 총리라는 또다른 면모를 보여줄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