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과 총선 등을 거치면서 집권당에서 현역의원9명의 '초미니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이 28일 지난 대선 기간 외상으로 쓴 광고홍보비를 갚지 못했다는 이유로 당사 집기를 모두 압류당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은 여당이던 지난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노무현(盧武鉉)후보의 광고홍보비로 6억5천만원을 외상 지출한 뒤 지난해 10월 분당사태 이후 지금까지도 '외상값'을 갚지 못하고 있다.

이중 1억8천만원 어치의 인쇄물을 대금을 받지않고 공급했던 S사가 이날 오후법원 집달관을 대동하고 이른바 '빨간 딱지'를 붙이려고 여의도 당사를 급습한 것. 황당한 표정의 당직자들 앞에서 한창 압류 리스트를 작성하던 이들은 그러나 사진기자들과 방송 카메라가 들어 닥치자 "다음에 집행하겠다"는 말 한마디만 남긴 채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를 보고받은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허허..."라며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장전형(張全亨) 대변인만이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에서 갚아야 할 돈인데..."라며 펄펄 뛸 뿐이었다.

이들이 억울해하는 사연은 이렇다.

분당 이후 대선 기간에 집행한 광고홍보비에 대한 채무를 민주당이 지게 되면서대통령을 배출해놓고도 권리 하나 없이 의무와 빚만 남았다는 것. 광고비 뿐 아니라 대선이 열렸던 2002년 12월부터 분당 직전인 지난해 9월까지구 민주당사(8개층 사용) 임대료 미납분 30억원도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에서 갚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정일(李正一) 사무총장이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나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남궁석(南宮晳) 사무처장에 말씀하십쇼"란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는 게 장 대변인의 전언. 장 대변인은 "퇴직 당직자들 퇴직금도 못 주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에서 모른 척 한다면 완전히 '돈 주고 뺨맞는' 격"이라며 허탈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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