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텔레비전 뉴스(APTN)가 지난 6월 초 이라크에서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나오는 비디오 테이프를 배달받은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AP 통신은 APTN으로부터 그같은 사실을 전해 받은 뒤 6월 첫째 주에 김씨의 신원 및 사실 여부를 한국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 그러나 김씨가 억류돼 있는 지 여부가 불분명해 이 테이프를 방영하지 않았다면서 김씨의 신원에 대해 한국 외교부측에 문의했으나 외교부는 한국인 피랍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이 테이프에서 영어로 이라크인을 사랑하고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으며 김씨 이외에 무장한 사람들도 없고 어떠한 요구사항도 없어 김씨가 억류돼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 테이프는 6월 초 바그다드 APTN 사무소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배달원에 의해 전달됐으며 테이프에 나오는 김씨는 말끔하게 면도를 하고 머리를 짧게 깎은 상태였다. 알-자지라 방송이 지난 20일 방영한 테이프에는 김씨가 초췌한 모습으로 수염이나고 머리도 이전보다 훨씬 길어져 APTN 테이프를 촬영한 지 수주일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회색 벽 앞에 앉아 있는 김씨는 얼굴은 나오지 않은 사람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생년월일, 출생지를 말하고 자신의 직업을 수학교사라고 말했다. 김씨는 6개월 전에 이라크에 왔고 아랍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장면 후 잠시 테이프가 지워진 흔적이 나타난 다음 김씨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장소에 나와 "3일전 자신이 베개와 선글라스 등 물품을 배달하기 위해 미군기지에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으며 미국이 이라크인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는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했다. 따라서 나는 부시와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팔루자에서 미국인들에게 몸수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테이프에서 "나는 이라크인을 좋아한다. 이라크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다. 그들은 전쟁 때문에 가난하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