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신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서해상 군사적 충돌위험이 감소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14일 오전 연평도 해상에서 북측 함정과 두 번째 시험교신을 한 남측 361고속정을 지휘한 유재건 편대장(36.소령.학사46기)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시도한 통신 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감격스런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유 편대장이 역사적인 남북 함정간 교신을 시도한 곳은 연평도 서남방 8.5마일,북방한계선(NLL) 남방 6.7마일 해상. 북측 함정도 우리측과 교신을 준비하기 위해 NLL 북쪽 10마일 해상으로 이동해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무전기를 켜 놓은 채 '백두산'을 부르는 호출음이 떨어지기를기다렸다. 시험 무선교신 해상의 날씨는 파고 0.5m, 시계 5마일로 비교적 맑았지만 북측지역은 옅은 안개 때문에 섬들이 절반 가량만 모습을 드러내 유 편대장은 한때 날씨때문에 교신이 어려운 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로 끝났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유 편대장으로부터 교신지시를 받은 조타장 정수원 하사는"백두산 둘, 백두산 둘, 여기는 한라산 둘, 감도는 좋은가"를 네 번 반복해 타전했고 곧바로 응답이 왔기 때문이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던 북측 함정에서 "한라산 둘, 한라산 둘, 여기는 백두산둘, 감도는 다섯"이라는 응답이 온 것이다. 유 편대장이 이날 오전 8시 00기지를 떠난 이후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다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이었다. 이날 교신에 성공한 361 고속정은 전장 37m, 폭 6.6m로 20mm 발간포 2문과 K-6기관총 2문 등으로 무장하고 최대 34.8 노트로 기동할 수 있는 함정이다. 유 편대장은 "혹시 통신 장애 등 우발적인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컸는데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시험 통신을 마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그는 또 "서로 볼 수 있는 가운데 통신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날씨는 시정 5마일로 맑았지만 북측 함정이 우리와 10.8마일 떨어져 있어 육안으로 보지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교신 성공으로 서해상 우발적 충돌위험이 감소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곳(NLL 해상)은 접적해역인 만큼 항상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는데 긴장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평도=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