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국방예산 편성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비한 '협력적 자주국방' 구현을 위해 군의 공중ㆍ방공, 통신ㆍ첩보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방부가 11일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예산 요구액은 금년대비 13.4%늘어난 21조4천752억원(GDP 대비 2.9%)으로 이중 주한미군 감축에 따른 전력공백을메우기 위한 전력증강비는 전년에 비해 무려 16.0%가 늘어난 7조3천3억원. 이에 따라 전체 국방예산에서 차지하는 전력투자비의 비율은 올해 33.4%에서 내년에는 34.0%로 0.8% 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군은 자주국방을 위한 핵심전력을 우선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기존 전력 중 필수전력을 선별적으로 보강하고 독자 무기체계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방안도 이번 예산안에 반영했다. 군이 내년에 예산을 투입할 전력투자 사업은 그동안 추진해온 181개 사업과 17개의 신규사업. 이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첩보능력 및 공중ㆍ방공전력 강화 부분이다. 지휘통제체계(C4I)와 전자전 전력 강화를 목표로 올해 100억원의 예산이 책정돼처음 시작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사업의 조기 달성을 위해 내년에는 1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휴전선 일대에 집중 배치된 북한 장사정포 등의 위협을 감시해온 주한미군의 임무가 한국군에 이양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대북정보 수집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AWACS 사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북 신호감청(일명 향백사업) 시설의 현대화작업을 내년에 새로 시작하는 것도같은 맥락이다. 첩보위성을 쏘아올려 육.해.공군의 원거리통신이 가능한 '군 위성통신장비'사업과 군 정보기관이 확보하고 있는 군사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군사정보 통합처리체계'와 '군사지리정보체계' 등 신규 4개사업에도 19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동안 계속 미뤄졌던 차기 대공미사일(SAM-X)사업도 내년에 처음으로 348억원을 투입해 본격 착수된다. SAM-X는 북한의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어트미사일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한반도 지형과 효율성 등을 감안해 독일제 PAC-2를 도입하는 방안이추진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한의 거리가 매우 가까운 데다 PAC-2기종이 도태기에 접어들어 도입가격이 신형 PAC-3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점을 감안해 독일제 PAC-2를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라크로 차출되는 미2사단 2여단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102기갑여단을 기계화사단으로 개편하고 K-9용 탄약운반장갑차를 양산하는 등 기동.타격전력 강화(8개사업 153억원)와 서부지역전자전장비, 생물독소분석식별기사업 등 연구개발(43억원)등도 신규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따른 안보환경 변화에 맞춰 전반적인 자주국방 비전을 작성,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협력적 자주국방 구현을 위해 현존.미래 위협에 대비한 핵심전력 확보에 필요한 전력투자비 소요를 내년 예산안에 중점반영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