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파병되는한국군 자이툰부대의 주둔지가 결정되지 못해 파병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1개월 이상늦어진 6월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6일 "파병 예정지를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주(州)로 잠정결정하고, 주정부에 자이툰부대의 주둔과 공항사용을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수주가 지나도록 답신을 받지 못해 파병일정의 연기가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군당국이 지난달 중순 아르빌 최대 정파인 쿠르드민주당(KDF)의 마수드 바르자니 지도자에게 자이툰부대 파병 입장을 설명하고 공항사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구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다. 아르빌 주정부가 한국군 파병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를 늦추는 것은 공항운영권을 외국 기업에 넘길 계획인 데다 자이툰부대 주둔시 자치권 확대에 장애가 될 수도있다는 내부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합참 관계자가 분석했다. 주정부는 노후되고 기능이 떨어진 아르빌 공항 보수를 위해 해외업체들을 상대로 국제입찰을 실시해 낙찰받은 회사가 공항시설 보수경비를 부담하는 대신 5년간운영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부는 또 아르빌의 치안이 비교적 양호한 데다 민병대 `페쉬메르가'가 정규군으로 전환되고 있는 마당에 외국군 주둔으로 쿠르드 자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의회 일각의 지적을 감안한 점도 답신 지연의 요인인 것으로 군관계자는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6일 오후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 회의를 열어 파병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아르빌주 당국의 회신이 없자 이날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르빌정부의 답변 지연 말고도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문제로 국내 파병철회 여론이 고조되고 있어 파병지 결정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보급품 확보와 수송 시간 등을 감안하면 자이툰부대 파병은 빨라야 7월에야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SC가 내주에 파병지를 결정하더라도 선박회사와 계약을 거쳐 보급품을 수송하는 데 최소 45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군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국방부는 파병지가 정해지면 이라크 남부 지역에 파병된 서희.제마부대를 곧바로 아르빌로 보내 미국 및 현지 정부와 협조할 문제를 논의토록 하고 본대 숙영지를조성토록 하는 등 파병일정을 최대한 단축할 계획이다. 자이툰부대는 3월 23일 조영길 국방장관과 국회 국방위원, 군관련 단체장, 군수뇌부, 압둘 라흐만 무스타파 키르쿠크 주지사 등 주정부 및 시의회 고위 관계자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5월 말 파병을 목표로 공식 창설됐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