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1.8%, 전북 3.4%, 전남 2.9%' 한나라당이 호남지역에서 얻은 17대 총선 정당투표 성적표다. 전국적으로 35.8%의 정당투표 득표율을 보이며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56석 가운데 21석을 차지한제2당의 모습과는 너무 동떨어진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지역구 투표 성적은 더욱 처참하다. 득표율이 고작 광주 0.12%, 전북 0.14%, 전남 0.84%에 그쳤다. 호남지역 31개 지역구 중 24개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이 영남지역 정당투표에서 22.3(대구)~33.7%(부산)의 득표율을 올렸고 지역구에서 4명(부산 1, 울산 1, 경남 2명)을 당선시키며 전국정당화의 초석을놓은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호남에서 한나라당의 존재가 미미한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지난 88년 13대 총선부터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은 92년 14대 총선 2명(남원시.남원군 양영식, 진안.무주.장수 황인성)을, 96년 15대 총선에서도 신한국당은 1명(군산 강현욱)을 당선시켰으나 한나라당은 16대에 이어 17대에는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시키지 못했다. 더구나 득표율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6대 총선에선 광주 2.6%, 전북 4.5%, 전남 5.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시.도의원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득표율에서도 한나라당은 광주 2.4%, 전북 4.6%, 전남 5.8%의 득표율을 보였었다. 한나라당이 호남지역에서 이처럼 배척당하고 있는 것은 호남지역의 `반한나라당정서'도 작용했겠으나 한나라당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최병렬(崔秉烈) 전 대표는 당선권내 비례대표 후보 중 호남인사 3명을 배려하겠다고 밝혔으나 대표가 바뀌면서 유야무야된 게 대표적 예다. 다행히 17대 총선을 치르면서 이같은 결과에 대해 당내에서도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불모지대인 호남에서 꽃을 피울 날이 언제일 지 관심이다. 선대위 부본부장을 지낸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호남, 충청 등 서부지역에 대해서 장기적,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접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