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정당에서 일약 원내 3당으로 떠오른 민주노동당이 요즘 달라진 위상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 민노당의 위상 변화를 가장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은 기자실로 총선 전에는 한산하기만 하던 기자실이 총선 뒤에는 연일 민노당의 활동을 취재하기 위해 모여든 기자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총선 후 첫 대표단 회의가 열린 19일 오후 회의장인 대표실에도 3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6일 권영길(權永吉) 대표의 기자회견 때는 기자들의 질문이 끝도 없이 쏟아져 권 대표가 "예전에는 질문자가 없어서 '짜고치는 고스톱' 처럼 질문을 시켜야했는데 질문자를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4.19 묘소 참배에 나선 민노당 지도부 일행을 위해 묘소 관리사무소에서 따로 행사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런 위상 변화를 반영하듯 19일 대표단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의 발언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 총재의 정계은퇴 선언에대한 소감을 묻자 "JP가 못 이룬 꿈을 민노당이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지만 이면에는 이번 총선 성과에 바탕을 둔 자신감이 깔려있는 듯 했다. 권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논란과 관련, "민노당은 절대교섭단체에 목매달지 않는다"면서도 "진보정당이 처음 국회에 진출했으면 그 목소리가 수용되는 것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것임에도 기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민노당과 같은 정당이 필요하다고 하는 국민의 뜻을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