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정계 은퇴를바라보는 대전.충남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안타까움과 때늦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엇갈렸다. 40년 정치 거목으로 `3김 시대'를 풍미하며 충청권의 정치 세력화를 통해 정치적 역할을 해왔지 않았느냐는 동정론과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지역주의에기댄 채 안주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혼재하고 있다. 자민련 충남도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좋을 결실을 얻어 명예롭게 퇴진하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못해 당직자로서 죄송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당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충남의 대표적 지도자로서 애석한 감이 있지만 이제는 정치적 역할이 다한 것 아닌가 싶다"며 "좀더 일찍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평했다. 대전 시민단체 관계자는 "탄핵 역풍 등을 떠나 보수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해 정계은퇴까지 이른 것 아니냐"며 "이제는 지역주의를 탈피해국민 내부통합, 남북평화 통일을 이끌 수 있는 새 지도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의 정계 은퇴 이후 지역 정가의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충남도의회 한 의원은 "김 총재 은퇴 이후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역 민심을 선거를 통해 확인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재편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JP로 끊임없이 거론돼온 심대평(沈大平) 충남도지사는 "이번 선거에서자민련이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자민련 지지층이 없어진 것은 아닐 것"이라며 "자민련이든 열린우리당이든 당을 떠나 지역을 대변하고 충청을 대표할 정치 세력, 지도자는 필요하다"고 말해 향후 역할론을 시사했다. 한남대 정치외교학과 김연철 교수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인물지향적 지역주의'가 `정책지향적 지역주의'로 변화하면서 자민련의 퇴조를 가져왔고 필연적으로 김총재의 퇴진으로 이어졌다"며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뛰어넘는 지역발전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개혁성향으로 변모하지 못할 경우 JP로 상징되는 자민련은 재기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