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전은 그야말로 `구전'(口戰)이었다. `거여(巨與) 견제론'과 `거야(巨野) 부활 경계론'은 선두 각축을 벌이고 있는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남긴 일사불전의 신병기였다. 돈과 조직 가동이 여의치 않은 선거법 개정 이후 전면에 등장한 말 잔치는 시종`생채기 내기', `말꼬리 잡기', `비하하기', `과대.과소 포장하기'로 흘러 말 문화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만큼 말 많은 선거는 말에 말을 낳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은 설화를당하기도 했다. `입조심'은 선거전 내내 정치인들을 옥좨인 화두가 됐다. ▲말의 변천 = 선거 환경에 따라 각 당 지도부의 말 빛깔도 달라졌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총선 첫 언급은 사죄와 반성이었다. 탄핵 파고가 드높은 가운데 차떼기 정당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것. "근대화의주역이라는 영광마저 퇴색했다",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지지도가 오르자 "우리가 국민 마음을 얻기 시작하니 저쪽은 지역주의가 부활한다고 비방하기 시작했다. 국정을 심판하겠다는 게 지역주의냐"고 일갈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한나라당 박 대표가 사죄와 반성을 할 무렵대구를 찾아 "이 곳에서 절반쯤 의석을 얻었으면 한다"고, 부산에선 "우리당이 전국정당이 될 것 같다. 이는 지역통합의 청신호"라고 자신했다. 그러다 선거막판 "국민 주권을 지켜내지 못하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지켜내지못한 죄인된 심정으로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설화 =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발언 파문이 선거전 내내 이슈가 됐다. 급기야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비례대표를 반납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정 의장은 지난달 26일 국민일보 영상취재팀과 인터뷰에서 "60대 이상, 70대는투표 안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한 것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즉각 "신고려장법 제정 획책", "고려장 부활"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당내에선 김원기(金元基) 최고상임고문이 "말조심해야 한다"고 경고등을켰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탄핵반대 시위와 관련, "촛불시위에나오는 분들이 모두 단단한 직장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이들을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면 정년)으로 비유해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비장한 호소 = 박근혜 대표는 3일 인천을 찾아 "말썽많은 자식이 효도한다는말처럼 효도 많이 할테니 한나라당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불효자의 회개'인 셈이나 정 의장의 노인발언 파문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은 3보1배에 앞서 "종아리를 걷고 어떤 매라도 달게 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죄갚음을 시작하고 싶으니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심정으로 이 곳에 왔다"고도 했다. 정동영 의장은 선대위원장 사퇴 뒤 단식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국회 장악이 눈앞에 닥쳐 있다"며 "단식은 이 심각한 위기상황을 국민들께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실었다. ▲주변 건드리기 =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선대위원장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 "`아버지의 과'를 말해야 한다"고 하자,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세명의 친형이 월북한 김 의원이..."라고 곧장 주변을 건드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기만 부대변인은 재차 신지역주의 조장론을 펴며 "`박정희유령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인가"고 재차 공세를 폈다. ▲사표 논란.10선 욕심 =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민노당에 던지는표는 2곳을 빼고는 모두 사표(死票)"라며 "민노당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는 이제더 이상 안된다. 온라인상에서 싸우면 24시간 안에 정리된다"고 사표론을 제기했다. 이에 민노당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은 "우리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민생정당의 길로 뚜벅뚜벅 가겠다"고 비켜갔으나, 민노당의 한 논객은 "사표 심리를 부추겨앵벌이나 하는게 바로 열린우리당의 꼬라지"라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TV 토론에서 비례대표 1번 배정에 대해 "최종 순번을 정하는 자리에서 6번을 달라고 했지만 1번을 줘서 노력하겠다고 했다"며 "제가 고집부리고 정계에 남으려는 이유는 대통령제를 내각제로바꾸는 일을 꼭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