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홍(경산.청도), 이영탁(영주), 윤덕홍(대구수성을)씨 등 대구.경북(TK)지역 열린우리당 후보 5명이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발언과 관련, 선거를 사흘 앞둔 12일 정 의장의 사퇴를 공식 재촉구하고 나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지역 열린우리당 후보 12명이 이날 오전 황금네거리에서 "TK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는 안된다"면서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권 후보 등 5명은 부근의 모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 의장의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권 후보 등은 특히 정 의장의 당의장직 사퇴만 촉구해 오던 그동안의 주장에서한 걸음 더 나아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까지 모두 사퇴한 뒤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 사실상 정계 은퇴를 주문해 귀추가 주목된다. 권 후보 등이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 가운데 권 후보와 이 후보 등 3명은 이미 지난 7일 대구시당에서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려다 취소한 바 있고 이 후보는 지난 3일 중앙당에 공문을 보내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유야무야됐다. 이 처럼 권 후보 등이 벌써 상당한 시일이 흘러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정 의장사퇴문제를 선거가 임박해 새삼 또 다시 공개 거론한 것은,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한나라당 싹쓸이 분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원인이 `박근혜 효과보다는오히려 정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재 상황이 그만큼 절박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 열린우리당이 노풍이 비교적 강한 영남권을 도외시해 선거결과 영남권에서한나라당이 압승할 경우, 전국정당을 추구해 온 그동안의 명분이 물거품이 된다는판단도 이들의 결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는 "장관직을 포기하고 경산.청도지역에 출마한 것은 우리당이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지역패권주의를 극복, 전국정당으로 발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정 의장의 발언은 계층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했기 때문에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윤 후보가 "지금 시점에서 정 의장이 전국적으로 의석 몇 석을 더 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있다. 이와함께 선거막판 득표전략 차원에서 노인관련 발언으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킨정 의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권 후보 등은 기자회견에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정 의장이 스스로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자진 사퇴하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촉구해왔다"고 밝혀 그동안 이 문제를 둘러싼 당내 내홍이 심상치 않았음을 짐작케 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TK지역에서 `박풍'과 `노풍'으로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열린우리당이 정 의장의 사퇴 요구를 당장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날 권 후보 등의 기자회견 앞서 대구지역 후보들은 긴급대책회의를 갖는등 대응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았으나 권 후보 등의 기자회견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