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간인 2명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의해 14시간 동안 억류됐다 풀려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라크내 교민 신변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 정정이 악화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민간인이 주이라크대사관에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위험지역으로 이동하는가 하면 대사관과 외교통상부 본부는 억류 사건발생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교민 안전대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구촌나눔운동본부 한재광(33.사업부장)씨와 현지 무역업자 등 한국 민간인 2명이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시아파 민병대에 억류된 것은 지난 5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이들은 14시간만인 6일 새벽 5시 20분에야 풀려났다. 시아파 민병대가 이들을 위험지역에서 보호하기 위해 억류했다고 설명하면서 풀어줬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프랑스 AFP통신은 한씨 등이 석방된 지 12시간 정도 지난 6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한국인 두 명이 시아파 민병대에 의해 납치됐고 민병대는 이탈리아군이 철수해야만 석방하겠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통상부 본부는 AFP보도를 접한 국내 언론사들이 사실확인을 요청한 뒤에야 비로소 사건발생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측은 언론사들에게 처음에는 "주이라크대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보고가 없었으며 현재 사실을 확인중"이라고 말했다가 1시간 뒤 "이미 풀려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씨 등이 풀려난 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전화를 걸어 억류됐던 사실을 알렸기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은 한국인 억류사실을 6일 밤 언론보도를 통해 파악했고 오후 11시 40분께 아중동국으로부터 석방 소식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오무전기 직원 피살 사건 이후 이라크 입국 국민은 주이라크 대사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라크 입국을 자제해 줄 것을 국민에게 당부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라크 체류 교민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재 대사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국제협력단등 공공기관 직원 14명과 업체 파견 직원 60명,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27명, 기자단 9명, 선교사 16명, 기타 2명 등 모두 128명이 체류하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 1년을 맞아 그동안 미국에 협조적이었던 시아파까지 반미(反美) 움직임을 보이며 이라크 정정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언제 또 억류나 피살 사건이 발생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라크 교민 보호나 입국 자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래서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