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후보등록 마감 결과 부과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후보는 41명, 최근 5년간 납세 실적이 전무한 후보는 31명인 것으로나타났다. 체납의 경우 5천만원 이상을 체납한 후보는 8명에 달했으며, 1천만원-5천만원 5명, 500만원-1천만원 2명, 100만원-500만원 4명, 50만원-100만원 6명, 50만원 미만16명 등으로 집계됐다. 자민련 이경자(인천 연수) 후보의 경우 배우자의 체납에 따른 6억9천800만원을체납액으로 신고해 `체납 신고액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으며, 자민련 박준홍(경북 구미갑) 후보가 자신의 소득세 체납(1억7천53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나라당 박주천(서울 마포을) 후보의 경우에는 배우자인 패션디자이너 이신우씨의 사업상 어려움으로 19억3천600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신고한 가운데 체납액도 1억5천18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련 임왕혁(서울 은평을) 후보는 1억200만원, 주식명의를 빌려줘 생긴 차남의 체납액을 신고한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후보 9천800만원, 한나라당 박우석(충남 논산.계룡.금산) 후보는 5천868만원, 자민련 안석호(경남 김해을) 후보는 5천800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한나라당 전용원(경기 구리) 후보의 경우에는 중앙선관위 최종 집계 결과 6억8천200만원의 체납이 신고됐으나 전 후보측은 "법원이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집행을 정지한 상태"라고 해명했으며, 전 후보측이 선관위에 제출한 `납부.체납 현황'에도 `집행정지'가 명시돼 있다. 또한 서울 성동갑의 한 후보는 지난 2002년에 부과된 소득세 31만7천원을 계속체납해 오다가 후보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31일에야 이를 완납하는 등 `얌체 후보'도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납세 실적이 없다고 신고한 `0원 후보' 가운데는 `의도적으로 납세를 피해온 것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후보들도 더러 있었다. 서울 서대문을의 한 후보는 자신의 전세권 1억5천만원, 배우자의 미국 전세권 2억원 등 3억5천만원의 재산을, 서울 강남을의 한 후보는 9천만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5년간 납세 실적에 대해선 `해당사항 없음'으로 각각 신고했다. 자신의 직업을 `모 주식회사 대표이사'라고 기입한 부산 금정의 한 후보와 `모기업 상무이사'라고 직업을 적어놓은 서울 종로의 한 후보, 기업체 운영 경력을 갖고 있는 서울 한 후보 등도 최근 5년간 한번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 실적이 없는 대구 북구을의 한 후보는 승합차 1대만을 갖고 있으나 농협으로부터 8천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이 철(부산 북.강서갑), 김한길(서울 구로을) 후보는 자력이 아닌 `배우자의 힘'을 빌어 최다 납세액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 후보의 배우자인 전명옥씨는 코코엔터프라이즈 부회장으로 17억원을, 김 후보의 부인인 최명길(탤런트)씨도 6억8천여만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특히 국민통합21 정몽준(울산 동구) 후보가 2천567억8천321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예상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데 이어 최근 5년간의 납세 실적에 있어서도 62억7천350만원을 신고해 `납세 후보 2위'를 2배 차로 따돌렸다. 정 후보의 납세 내역을 보면 소득세액이 61억여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는 상대적으로 적은 3천127만원, 1억3천336만원을 납부했다. 이는 정 후보 재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때문이다. 이어 부평장학재단 이사장인 한나라당 조진형(인천 부평갑) 후보가 재산 356억1천886만원, 납세액 31억9천758만원을 신고해 각 분야 2위를 차지했으며, 종합토지세납부액은 11억3천만원으로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재산신고액 랭킹 3위와 4위에 오른 한나라당 김철수(서울 관악을,184억원) 후보와 김동권(경북 군위.의성.청송,175억원) 후보의 경우에는 납세 신고액에서 각각 24억1천800만원, 24억9천200만원을 신고해 순위가 바뀌었다. 의사인 김철수 후보와 쌍마그룹 대표인 김동권 후보의 납세액 대부분은 소득세이며 두 후보 모두 연간 4억원가량의 소득세를 냈다. 자민련 안대륜(서울 노원을) 후보와 한나라당 김무성(부산 남구을) 후보는 각각179억원과 102억원의 재산을 신고해 재산신고액 랭킹 4위와 10위에 올랐으나, 납세실적은 재산 수준에 못미치는 3억3천만원, 5천600만원으로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반대로 `박정 어학원'으로 유명한 열린우리당 박 정(경기 파주) 후보의 경우에는 다른 재력가 후보들에 비해 재산(38억원) 대비 납세액(20억원) 비중이 높아 대조를 이뤘다. 한편 정당별 체납현황에 따르면 자민련 후보들이 평균 896만원으로 가장 많은체납액을 기록했으며 이어 한나라당 385만4천원, 무소속 81만1천원, 민주당 28만원,열린우리당 1천원 순이었다. 최고 재력가이자 최고 납세자로 `2관왕'을 차지한 정몽준 후보가 포함된 국민통합21이 평균 21억2천478만원의 납세 실적을 신고해 가장 많았으며, 한나라당 1억2천108만원, 무소속 7천36만원, 열린우리당 6천982만원, 민주당 5천51만원, 자민련 2천694만원, 민주노동당 47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