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탄핵 정국 초기부터 강단있게 시장 안정을 이끌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에게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설문 응답자 26명 가운데 13명이 이헌재 경제팀의 위기대응 능력을 '믿어도 될 정도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13명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으며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응답은 전혀 없었다. 기업들은 하지만 탄핵 정국 여파로 행정부의 규제 업무가 더욱 경직된 채 운용되고 정부 부처간 업부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 화성의 공장 증설을 위한 세부 인·허가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쌍용자동차의 경우 혹시 사업 시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성공장 증설은 이미 허용된 사안이긴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원하는 시기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 때문에 이 부총리가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투자 분위기를 북돋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경련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기업도시 역시 마찬가지 사안이다. 재계는 지역 균형발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연내 기업도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청와대의 종합조정 기능이 사라진 상황에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