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대통령 탄핵으로 국정이 어수선해진 가운데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경제는 내가 책임지겠다'며 확실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발표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경제부총리성명'에서 "경제 문제 만큼은 경제부총리로서 제가 책임지고 국민생활 안정과 대외신인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성명 발표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로 경제 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못박고 "이런 때에는 경제의 중심에 누가 서서 챙길것인 지 확실히 해 줄 필요가 있으며 제가 그 책임을 다하겠으니 힘을 보태 달라"고재차 강조했다. 이처럼 이 부총리가 경제에 대한 책임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 고건 국무총리가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이다. 고 총리는 오후 1시20분 관계 장관 대책회의에 앞서 이 부총리를 별도로 불러대외신인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과 일자리 창출, 금융시장 안정 등을 위해 이 부총리 중심으로 경제팀이 일치단결해 혼신을 다해 달라고주문했다. 이에 따라 이 부총리의 경제 부처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든경제정책 결정에서 재경부가 청와대와 다른 경제 부처들을 이끌면서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마자 재경부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한편 오후에는 금융기관장 간담회와 경제5단체장 간담회등을 잇따라 개최하는 등 경제와 금융 안정을 위한 발빠른 총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어 13일 오전에는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을 만나 비상한 상황인 만큼 노조도 경제 안정에 힘을 몰아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재경부의 한 간부는 "부총리가 외환 위기 당시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큰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인 지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초유의 사태를 맞아서도 당황하지 않고 의연하게 일의 선후를 짚어 간부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전했다. 다른 재경부 간부는 "부총리가 입각 한 달 만에 어려운 상황을 맞았으나 경제부처에 대한 조정력이 있고 금융 감각이 있는 만큼 경제정책 추진이나 금융시장 안정에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