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특별회견을 갖고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의 문답 요지. --`총선 올인'보다는 `민생 올인'이 낫지 않느냐. 최근 `코드정치'가 변하는 듯한 양상이다. 인사관리 철학은. ▲내가 올인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언론하는 분들이 이름을 붙인 것이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며, 책임있게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회에 우호적 지지세력이 있어야 하며, 총선에서 이기고 싶다. 원칙을 지키면서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성공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도 좋다. 그런 뜻에서의 `올인'에는 동의하나, 무엇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15대, 16대 때는 각료 가운데 13명, 17명이 나갔다. 이번에는 전부 7명이다. 스스로 진로를 잡은 분이 많다. 나가라고 강요해 등떠밀지 않았다. 이 정도로 시스템이 무너진다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민생 문제에 대해 언론이 관심을 갖고 보도해 달라.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민생 올인'은 정부가 하겠다. 방송도 `올인'해달라. 코드 인사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코드 논란은없어지면 좋은 것이다. ◇열린우리당 입당및 총선평가 --열린우리당 입당해 지난 1년에 대해 국민들한테 평가를 받는게 올바른 것 아닌가 생각한다. ▲ 입당하겠다. 그런데 입당하면 한차례 파동이 일어날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에팔 벗고 나섰다. 총선개입 본격시작했다'고 하면서 공격방어 시작된다. 그런 것이 지금 시작되면 대통령이 하고 있는 모든것이 정치적인 행위, 총선행위로 해석될텐데 저를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나 도움안될 것 같아 논쟁을 가장 짧게 하는 방법을 택하겠다. 지금 저는 허물이 많다. 우리당이 저보다 뒤에 출발해 허물이 적은 당이다. 내가 입당함으로써 정치적부담 주지 않을까 걱정있다. 저에 대한 특검수사가 끝나고 어느정도 평가되고 나 때문에 우리당이 크게 오염되지 않는다, 낭패보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때 입당하겠다. --17대 총선에 무엇으로 평가를 받겠는가. ▲나는 끊임없이 현상에 대해 도전하고 과거 잘못된 기득권에 도전해 변화를 추구해왔다. 역동성과 변화의 가능성에 투자를 해달라. 북핵문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잘 관리하고 있다. 시티은행이 대통령 믿을 수 없는사람이라면 투자했겠느냐. 경제 무난하게 관리해왔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00석 정도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기대와 달리 소수당으로 남는다면 어떻게 정국을 운영할 것인가. 총선후 정국 전망은. ▲불리한 가정을 가지고 말하면 그야말로 불리해지는 수가 있다. 불리한 가정에 대해서는 질문을 봐주면 좋겠다. 정치는 내맘대로 머리 속에 있는대로 그려낼 수 있는 맞춤이 아니다. 총선지나면 정치가 얼마나 바뀔까 예측해 볼때 그래도 국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가장 가깝게 바뀌지 않겠느냐.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열린우리당이 어느정도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는가. ▲나는 선거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통령이 잘해서 우리당에 표 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개가 공천되고 어디가 유.불리한지 하나도 따져보지 않았다. 당원들이 경선에 의해 후보를 낼 일이고 제가 그걸 분석 안해보고 있으니까 몇석 이기게 될지 정말 저도 모른다. 이번 총선에서 한국의 정치가 어디로 가야할지, 나머지 4년 제대로 하게 해 줄거냐, 못견뎌서 내려오게 하느냐 국민들이 분명하게 해 줄 것이다. ◇지지도 세대간 격차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층과 관련한 말씀 중 "50대에서 4대 6으로 졌다"고 했다. 20% 포인트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겠으며 어떻게 평가하나. ▲그런 정도의 차이가 있는게 좋지않나. 차이없고 똑같으면 변화가 없다. 50-60대에 가면 아무리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분도 자연히 향수에 발목이 잡힌다. 아무리 보수적인 사람도 30대에는 진취적으로 도전한다. 사회는 그렇게 끊임없이 변화한다. 온 세계가 변하는데 우리만 변화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그간 한국에서 권위적이고 하향식으로 이끌어오던 기성세대 문화에 그동안에 변화가 있었으나, 노무현이라는 지도자로 하여금 한 시대를 한 5년 끌고 가라고 맡겨준 것이니 세대차이 약간 있어도 수용하고, 대신 저는 대통령이니 고령사회대책위원회 만들어 골똘히 고령사회 정책개발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절대 외면하지 않는다. 사회 운영하는 방법에는 개혁.역동적인 방법을 도입하나 어느 누구도 소외시킨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 우리사회, 인류 역사가 생긴 이래 공동체의 최고의 공적은 분열이다. 어느 민족도 외적에 의해 망한적 없다. 내부의 분열은 부패로 왔든, 소외나 갈등에서 왔든, 지역이나 계급갈등에서 왔든 분열은 공동체를 충분히 망칠수 있다. 저는 이것을 막는데 노력해왔다. 나라가 지역으로 갈라서서 싸우면 장차 분열로 발전할 수 있고 우리 역사에 부담된다. ◇친.인척관리 --대통령 주변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잘못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잘못이 있어 잘못했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민정팀 4-5명 가지고 수십명의 친인척을 관리했다. 관리가 충분치 못했다. 측근들이 했던 일중에 중요한 부분은 그들의 일이 아니라 내 선거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나의 허물이다. 정치적 책임은 나에게 있다. 측근행위중 일부 나와 관련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용서를 구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사돈(민경찬씨)이라고 하는 사람이 때론 나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일체 응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 불이익을 줬다. ◇대선자금 --대선자금 수사의 공평성에 대한 의견과 (민주당 선대위당시) 대선자금의 총규모를 밝혀달라. ▲500억원대 0원 문제제기 자체가 맞지않다. 옛날 민주당 선대위에 5대재벌로부터 10억, 20억원 안팎의 돈이 들어왔다. 영수증처리됐고 일부 편법영수증 처리됐다. 어떤 대통령후보도 그만한 불법없이 대통령선거 치러낼 수 없었다. 누가 후보되 더라도 그만한 자금없이 되는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금액에 있어 신기록을 세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 내가 후보 쫓겨 날 뻔했다.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준 사람들은 교도소 용어지만 개털들만 모였다. 경선을 마치고 나서 우리 선관위에서 30억원의 합법적 경선자금을 인정해주겠다는 보도를 보면서 그렇게 인정해주고 돈주면 훨훨 날았겠다는 마음을 후보가 된 다음 먹었다. 합법적인 여윳돈이 없어 (경선자금으로) 십수억 썼을 것이다. (대선자금규모는) 정확하게 밝히기 어려우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주장처럼 엄청난 것은 절대없다. ◇경선자금 --경선자금 스스로 공개할 용의 있는가. ▲한화갑 의원에 대한 수사는 제 의지와 아무 관계 없다. 지금까지 누구도 표적수사하라고 어디 한군데 주문한 일 없다. 검찰은 경선자금 수사한 일이 없고 여기저기 기업체에 단서가 있는 것 조사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어떤 기업의 정치자금이나 비자금 혐의가 있어 조사하다 장부에 사람이름 나왔는데 경선자금이니까 덮자고 해야 하나. 저도 혹시 작은 중소기업에서 몇천만원 나와서 노무현 경선자금이니까 덮어주자 그랬으면 좋겠다. 한화갑 수사해서 무슨 이득을 보겠나. 오히려 역풍이 될 수 있다는 것 알고 있다. 그런 것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은 신사적인 것이 아니다. 경선자금에 대해서 어찌하면 좋겠냐. 대통령 포함해서 경선자금 밝히는 것이 법과 정의를 바로잡고 정치개혁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희생 감수하고라도 결단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국민적 요구가 있고 다 한번 파헤치자 그런 계기나 필요가 있으면 어쩔수 없지만 지금은 이것 가지고 공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선자금만 가지고도 고통스럽고 힘들다. ◇정치개혁 구상 --대선자금 수사 부작용 많고 논란이 많다. 정치개혁 차원에서 긍정적 차원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 못하지만 총선이 두달도 남지 않아 정치개혁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정치개혁 위한 구체적인 구상은 무엇인가. ▲이번선거에서 돈선거는 거의 없어지거나 완전히 줄어들지 않겠느냐. 벌써 많이 구속되고 수사받고 있다. 그 이전보다 몇배나 많아졌다. 경찰의 특진이 걸려있다. 유야무야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사회적 공감대 형성돼 있고 대통령 결의도 단호하게 밝힌 바 있어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모든 부정을 100%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달라질 것이다. 우리당에서도 내려보낼 돈이 없을 것이고 청와대에서는 10원도 못내려보낸다. 본인들이 후원금 받으러 다녀야 할텐데 누가 잘 주겠냐. 자기 돈 좀 있어도 겁나서 아무데나 뿌리겠느냐. 제도는 여러가지로 불완전하게 개혁되고 비현실적으로 지나치게 묶어버린 것이 있는데 이건 잘못됐다. 여론의 압력때문에 비현실적 제도 만들었는데 고쳐나가야 한다. 합법적인 공간 열어주고 현실적이고도 준엄한 완벽한 제도 만들어 내겠다. 그때새로 구성된 여야지도자 만나 진지하게 하고 때로는 국민여론과 함께 밀어붙이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하겠다. 정국 주도권 없다보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총선 끝나고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범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