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장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이 19일 당의 개혁과 혁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소장파와 당 지도부간의 갈등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특히 소장파 일각에서 추 의원을 단독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의 조기출범을 요구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조순형(趙舜衡) 대표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추 위원은 이날 "당 지도부는 한 줌 안되는 당내 권력 사수에 집착하며 리더십과 전략부재를 드러내고 있다"며 지도부를 강한 목소리로 성토하며 당내 개혁을 촉구했다. 추 위원은 "개혁을 요구하며 당을 떠났다가 위기에 직면한 당을 구하기 위해 복당한 정범구(鄭範九) 의원이 다시 절망하고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지도부는 미동도하지 않았다"며 "당내 개혁을 통해 열린우리당과 경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도 "당의 정체성을 상실시키는 반개혁 인사들에 대해서는 과감한 숙청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스스로 용퇴하지 않을 경우에는 당원앞에이들의 리스트를 공개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추 위원을 단독 위원장으로하는선대위의 조기 출범을 재차 촉구했다. 민주당내 비호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당무 거부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불만을 표시해온 추 위원이 공개적으로 당내 개혁을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침묵을 지켜온 소장파들의 결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 잘못됐다"며 소속 의원 20여명의 서명을 주도한 설훈(薛 勳) 의원까지 추 위원 편에 설 경우에는 지금까지 소장파의 각종 당내개혁요구에 `무대응' 대책으로 일관해온 당 지도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추 위원은 자신의 당내 개혁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추 위원은 "공천혁명과 정책적인 비전이 없으면 조순형 대표와 공동으로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이나 단독으로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이나 모두 미래가 없다"면서도 "조 대표는 클린정당의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분이지만 보수적인 분"이라며 `추미애 단독 선대위장 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내 개혁 논란과 함께 김경재(金景梓) 의원과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선언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호남물갈이론'도 다시 한번 논란거리가 될전망이다. 추 위원은 이날 정통모임과 후단협 출신 의원들의 공천배제를 주장하며 "공천이결정됐어도 철회돼야한다"고 말한 뒤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와 정균환(鄭均桓) 전총무를 가리키는 말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호남물갈이가 필요조건이며, 이들의 공천 배제 및 철회가 이뤄져야 호남물갈이가 완성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정통모임을 이끈 박상천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분당의책임이 민주당을 지킨 사람에게 있다는 주장은 소도 웃을 해괴한 얘기"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민주당을 해체하려다가 실패하자 의원 40명을 탈당시켜 당을 분당시켰음은 온 국민이 지켜보아 아는 사실"이라며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일축했다. 소장파와 정통모임 등 중진들간에 분당 상황과 배경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괴리가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추 위원은 또 `옥중출마'를 위한 호남복귀설이 돌고 있는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를 향해서는 "정치 신뢰회복과 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절대 반대한다"고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