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대한민국 국군 창설 이래 한국군의 해외파병은 모두 11차례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평화재건 지원임무를 맡을 병력 3천600여명의 자이툰부대 처럼 전투병 주축의 부대가 파병된 것은 베트남과 동티모르 등 두번 뿐이고 나머지는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이 주임무였다. 국군의 해외파병은 지난 1964년 베트남 전쟁에 의료진 130명과 태권도 교관 10명을 보낸 것이 그 시초로 40년 역사를 갖고 있다. 베트남전에 의료진을 처음 보낼 때 정치권은 대체로 원만한 합의를 봤으나 미국의 요청으로 전투부대 파병문제가 공론화됐을 때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찬반논란이 비등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은 야당의 반대가 거세자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열고 1965년 3월13일 전투병 파병안을 가결시켜 3개 전투사단 4만8천~5만명, 연인원 32만명에 달하는 전투병력을 파병했다. 베트남전의 후유증으로 한동안 국군의 해외파병 시도는 거의 없었으나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촉발된 걸프전이 터지면서 국군의 해외파병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걸프전 당시 유엔 결의에 의한 다국적군이 구성되고 전후 복구사업 참여를 위해 참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자 비전투병 파병을 조건으로 파병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91년 의료지원단 154명과 공군수송단 160명(수송기 5대)이 중동지역에 파견됐다. 이후 파병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위주로 이뤄졌고 유엔가입 이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일정한 몫을 맡아야 한다는 명분을 갖췄기 때문에 국회는 별다른 이의없이 파병안을 합의처리했다. 93년부터 2003년까지 파병은 ▲소말리아(93년 공병) ▲서부사하라(94년 의료지원) ▲그루지야(94년 군 옵서버) ▲인도.파키스탄(94년 군 옵서버) ▲앙골라(95년공병부대) ▲동티모르(99년 보병부대) ▲키프로스(2002년 중장 1명) ▲아프가니스탄(2001년 공병.의료지원단 등) ▲이라크(2003년 공병.의료지원단) 등 9차례다. 베트남전에 이은 두번째 전투병 파병국인 동티모르에서 4년간 맹활약한 덕택에 `다국적군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상록수부대는 2003년 10월 23일 임무를 마치고 완전철수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