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8차례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남북군사위원회 회의에 남측 대표로 참가했던 박용옥(朴庸玉) 전(前) 국방차관은 8일 지난 3~6일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이 군사당국자(장성급)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과 관련,"(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개성공단 건설과 철도ㆍ도로 연결,유엔사 문제를 논의하자면서 정작 남북한 신뢰구축 문제는 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북한 신뢰구축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중점 협의토록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북한이 궁지에 몰린 나머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군사당국자 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며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 남남 갈등이나 한미동맹 약화를 노릴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정책통'으로 널리 알려진 박 전 차관은 국방부 군비통제관 재직시인 지난 92년남북한 군장성이 처음 대좌했던 남북고위급회담 군사분과위원회 남측 위원장을 맡아판문점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북측 대표인 김영철 소장과 만나 '불가침 분야 부속합의서'를 타결한 바 있다. 다음은 박 전차관과의 문답. -- 5월이전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이 열릴 것 같은데, ▲일단 예비접촉을 가져야 한다. 군사당국자간 회담이 열리면 한반도 군사문제는 남북이 당사자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야 하며 우리 입장을 뒷받침해줄 미국에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 북한이 군사당국자 회담에 합의한 의도는. ▲핵문제와 6자회담 등 북한이 궁지로 몰려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군사당국자 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돌파구를 남쪽에 대고 찾을려고 하는 것이다. 군사당국자 회담을 통해 남남갈등이나 한미동맹 약화를노릴 수도 있다. --북한이 우리측 입장에 응해올 것으로 보는가. ▲북한이 진정으로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에 대한 의지가 있으면 응할 것이다. -- 북측은 남북장관급회담 공동 보도문에 남북군사당국자회담 개최를 '상부에건의해 보겠다'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남북회담시 항상 벌어지는 문제다. 무엇 보다 정부가 솔직히 발표해야한다. 6.15선언도 평양버전과 서울버전이 서로 다르다. 애매한 표현을 해놓고 나중에 해석상의 문제라고 해버린다. -- 장성급 회담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뤄지나. ▲아직 어느 정도 수준에서 대표가 결정될지 알 수 없다. 92년 당시 본인은 소장이었고 북한의 김영철 위원장은 소장(육군 준장에 해당)이었다. --김영철위원장에 대한 소식은 들었나. ▲94년 워싱턴 대사관 무관으로 부임할 때까지 소식을 들었다. 땅굴사건이 터졌을 때 그의 모습이 TV에 잠시 비쳐졌다. 하지만 이후 소식을 알 수 없다. -- 선경험자로서 우리측 장성급 회담 대표에게 충고할 게 있다면. ▲북한에 남북한 신뢰구축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협의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반도 군사문제는 남북이 당사자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야 한다. 미국에도 이런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향후 남북국방장관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2000년 9월 한차례 열렸지만 철도ㆍ도로 연결을 돕기 위한 수준에 불과했다고 본다. --유엔사ㆍ한미 연합사 이전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합의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양국간 신뢰와 동맹의지만 확실하면 전혀 문제가되지 않는다. 오산, 평택주민들이 벌써 반대하고 나서 일단 불투명하다고 본다. 이전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시는 공원을 만든다고 하는데 천문학적인 이전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역할이 크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한미군 재배치로 인계철선이 사라진다는 주장이 있는데. ▲한반도에선 이미 인계철선 의미가 없어졌다. 인계철선 문제는 과거의 개념이다. 이제 전쟁개념에서 전후방 의미가 없어졌다. 전시에 미군이 대규모 증원되는게북한이 꼼짝 못하는 거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답답하다. 왜 우왕좌왕하는지 모르겠다. 3천명을 보내면 테러리스트가 안심하고 5천명을 보내면 이들을 자극하는가. 임무수행에 적합한 규모와 무엇이 안전한 조치인지가 중요하다 병사들이 안도감과 자신감을 갖아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주장해왔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