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에 사전영장청구를 `민주당 죽이기'로 규정, 실질심사 출석을 저지키로 결의한 가운데 당직자 및한 전 대표 지지자 100여명은 31일 한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검찰 관계자와 대치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 강찬우 검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수사관 2명과 함께 민주당사를 방문, 정문을 지키고 있던 당직자 등에게 "한 전 대표의 실질심사 출석 의사를 확인하러 왔다"며 한 전 대표와 면담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당직자와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鄭東泳) 의장을 수사하지 않고 한 전 대표만 수사하는 것은 정치검찰의 표적수사"라며 "민주당은 한 전 대표를 실질심사에 출석시키지 않기로 당론을 정했으니 돌아가라"며 강 검사 일행을 당사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강 검사는 "한 전 대표를 강제로 구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출석 의사만 듣겠다는 것"이라며 재차 한 전 대표와의 만남을 요구했지만 `표적수사 중단하라'는 구호가 적힌 노란 가슴띠를 두른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을 먼저수사하라"며 당사출입을 거부했다. 당직자를 대표한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과 강 검사 일행이 정문 앞에서대화하는 동안 지지자들은 `한화갑'을 연호하며 "노 대통령은 사죄하라" 등 구호를외쳤다. 흥분한 일부 지지자들이 "평민당 시절에도 검사가 당사에 들어온 적이 없다"며강 검사 일행을 밀치려 했지만 장 부대변인이 "흥분하지 말라"고 차단, 몸싸움 등은발생하지 않았다. 대치상황이 15여분간 지속된 뒤 강 검사가 "궐석상태에서 실질심사를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건의하겠다"며 일단 발길을 돌렸으나, 30여분만에 "한 전 대표의 진의를 확인하고 싶다"고 다시 돌아왔다. 정문에서 삭발식을 갖고 투쟁을 결의하던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는 나가고 싶어하지만 출석할 수 없다는게 당과 당원의 뜻"이라며 한 전 대표와의직접 만남을 요구하는 강 전 검사 일행과 승강이를 벌였다. 이날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한 전 대표가 머무르고 있는 민주당 대표실에 사무실 집기를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당사 후문을 봉쇄한 뒤 각 층마다 보초를 세우는 등 검찰 방문에 대비했다. 이에 앞선 상임중앙위원회에서는 한 전 대표의 수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사법경찰관 직무규칙의 내사조항에 따르면 언론보도나,익명의 제보, 풍문도 내사의 조건이 되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직접 시인한 불법경선자금에 대해서 수사를 안하는 이유가 뭐냐"며 "계속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나는 법률적으로 매듭지어졌다"는 정동영 의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인은 법이 아닌 도덕을 가지고 행동해야하며, 비도덕적인 사실이 드러났을 경우에는 정계은퇴까지 하는 것이 정도"이라며 "순진하고 착한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심성이 착해 수사를 받았지만 정 의장은 5번이나 검찰에서 오라고 했지만 이리저리 피했다"고 비난했다.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은 "노 대통령이 `정치적 치매'에 걸려서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경재(金景梓) 상임중앙위원은 자신이 제기한의혹을 비판한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의원에 대해 "천하의 모든 사람이 나를비판해도 김 의원은 그럴 자격은 없다"며 "그 사람은 14대(국회)부터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