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차기 경제부총리는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총리가 기왕 출마할 것이라면 가급적 경제팀 운용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있도록 이른 시일 안에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게 관가 안팎의 중론이다. 29일 재경부 등 경제 부처에 따르면 김진표 부총리의 후임자로는 장승우 해양수산부장관과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종인 전 청와대경제수석,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장 장관은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예산과 기획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금융통화위원까지 역임해 경제정책과 금융 모두에 균형 있는 식견을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전남 광주 출신으로 부총리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경남 김해)과 지역 안배를 자연스럽게 맞출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다. 박 실장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내며 뛰어난 정책 수행 능력을 보였으며 리더십도 돋보인다는 평이다. 그는 또 지난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될 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박관용 국회의장을 만나 협조를 구하도록 조언하는 등 대외 감각도탁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에 들어간 지 얼마 안돼 다시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부담이다. 이 전 장관은 외환 위기 직후 금융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금융통으로 LG카드사태 해결과 한국투자신탁증권 및 대한투자신탁증권 매각 등 금융시장 안정에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우리 경제는 재정, 금융, 세제 등의 정책 수단 중 금융 분야가 가장 취약하다는 지적이어서 경제부총리는 금융 전문가 중에서 발탁돼야 한다는 금융계 일각의 여론도 이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이다. 김 전 수석은 개혁 성향이 강해 참여정부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이 출사를 완강히 고사하고 있는 데다 학자 출신으로 정부 업무에서 오랫동안 떠나 있어 실무에 바로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사공 전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 고문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아시아.유럽비전그룹(AEVG) 의장 등을 지냈고 지금도 세계경제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등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70%에 육박하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점유율이 40%를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국제 감각이야 말로 돋보이는 경제부총리의 덕목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열린우리당 의원)과 정운찬 서울대 총장 등도 거론되고는 있으나 본인들이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