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설연휴 이후에도 정당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에 뒤처지는 양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비상'이 걸리면서지지율 제고를 위한 특단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비록 오는 4.15 총선에서 제1당이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수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지율 2위'가 고착화될 경우 텃밭인 영남권과 달리 1천표 안팎의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에선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당지지도와 관련된 이같은 추세를 놓고 한나라당의 `차떼기' 이미지와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 효과가 맞물려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을 찾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고흥길(高興吉) 제1사무부총장은 "열린우리당의 상승세는 전당대회 효과로 보며, 한나라당이 공천을 통해 개혁적 의지를 보이고 하면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다"고 진단했고, 정의화(鄭義和) 부총무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이벤트성 쇼정치 행보 때문에 생긴 일시적 현상으로 민심이 한나라당을 완전히 떠난 것은아니다"고 강변했다. 반면 당내 대표적인 기획통인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상승세를 보이고 한나라당이 계속 하강세를 보이는 것을 `차떼기' 등으로 인해 생긴 일시적 현상으로 보면 곤란하다"면서 "지도부는 한나라당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근본원인을 찾아 처방을 하지 않으면 이번 총선을 망칠 수도 있다"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26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잇단 민생탐방 등 정치행보를 `이벤트 정치'로 폄하하고 나선 것은 이런 당내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미국에서 이벤트 정치를 했던 딘이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국민의 민도가 미국보다 낮다고 보지 않는다"고 정 의장을 겨냥했다. 구상찬(具相燦)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동영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선출된 뒤 갑자기 몽골기병들의 말달리기 대회가 열린 듯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는데 마치 급조된 `반짝 스타'를 보는 듯 하다"며 "그러나 `보여주는 정치', 이벤트 정치만 해서는 현실정치가 변하지 않으며 조작된 이미지 보다는 알맹이와 비전이 중요하다"고 정 의장의 최근 행보를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 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