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정동영(鄭東泳) 의장 체제로 바뀌면서 청와대와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당내에선 정 의장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교감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일 정 의장이 당선 이후 각종 사안에서마다 노 대통령과 서로 끌고 당겨주는 식으로 호흡을 맞추기 때문이다. 실제 정 의장이 화두를 던지면 노 대통령이 곧바로 답을 주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당.청간 비공식 채널 가동 및 물밑 조율 여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14일 노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에 이은 15일 정 의장의 기자회견은 달라진 당.청 관계의 `밀도'를 가늠케 했다. 노 대통령은 "국력과 당력을 민생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정 의장의 제안에 화답하듯 기자회견 내내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 민생챙기기에 뛰어든 우리당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 의장이 수락연설에서 제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회의 개최' 방안을 전폭 수용함으로써 앞으로 경제문제 접근에 있어 우리당과적극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은 집권 2년차를 맞은 노 대통령이 밝힌 국정 방향, 특히 경제정책에 구체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청년실업 해소 등 일자리 창출을 정치개혁과 함께 `지상과제'로 규정하면서 ▲공기업의 신규채용 확대 ▲청년인턴십 활성화 ▲고용우수기업 조세지원 ▲실업관련 노사정위 발족 ▲민생회복을 위한 정치권의 `신사협정'체결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이 `총선 총동원령'과 관련, "그럴 생각이 없지만 정당이 집요하게 영입을 시도하고, 각료들이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결심이 설 경우 이를 무리하게 만류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밝힌 것도 정 의장의 `징발론'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이 지난 12일 오후 정 의장과 접촉한 뒤 "세상사가 내뜻대로 되는가"라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도 당.청간 물밑 교감설을 뒷받침해주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김영춘(金榮春) 의장 비서실장은 "전대 직후 정 의장이 전화를 통해대통령께 `민생만큼은 당과 청와대가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통령도`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고 "대통령 연두기자회견도 의장의수락연설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청와대가 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을 자연스러운 당정협력의 단초로받아들인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당이 앞장서 민심을 수렴하고 대안을 마련해 청와대와 부처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오는 18일 노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에서 당정간 협의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