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14일 취임인사차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잇따라 방문했다. 정 의장은 최 대표와 김 총재에게 17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정치자금법, 정당법 개정안 등에 대한 원만한 협상과 타결을 당부했다. 특히 정 의장과 최 대표는 지역구및 비례대표 의원수 문제에 대해선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을 지켜보기로 해 당장의 접점을 찾진 못했으나 돈선거 방지및 후원회제도 개선책 등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방문한 정 의장에게 "우리가 여야로나눠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을 위한다는 뜻에서 동지"라며 "차제에 새 지도자가앞장서 달라"고 정 의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에 정 의장은 "최 대표의 말씀중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는데 가장 공감한다"며 "`혁명동지'로서 정치를 바꾸고 나라를 살리는데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정치인으로서 좋아한다며 추켜세우고, `열린우리당' 당명을놓고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으며, 또한 민생.경제를 챙기기 위한 총선 레이스를 다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0여분간 환담했다. 그러나 정 의장이 "최병렬 대표가 아버지이고, 박관용 국회의장이 어머니인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정치개혁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하자 최 대표가 "비례대표 100명 증원에는 반대한다"고 받아 두 사람은 가벼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논쟁은 "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구 증원이 필요하다"는 최 대표의 주장으로 불붙는듯 했으나 정 의장이 "지역구 숫자와 의원 정수 문제는 협상키로 하고, 나머지 돈선거 방지와 후원회 제도 개선책 등에 대해서는 받아들여달라"고 말하고 최대표가 이를 사실상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최 대표는 열린우리당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이 정 의장의 `1대1 토론' 제안을거절한 이유를 묻자 "나는 딱 부러지게 얘기하지 않았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제안한 토론이 성사되면 재미있는 토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오늘 토론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 4당 대표가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4당 대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최 대표와의 회동이 끝나자마자 곧장 마포 자민련당사를 찾아가 김종필 총재를 만나 환담했다. 김 총재는 이 자리에서 "사실상의 집권당으로서 경제를 살리는데 전념해달라"며"잘 하면 협력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자아낸 뒤 "굳은 의지와 의연한 자세로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나라를 이끌어 달라"며 여당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 김 총재는 또 지역구 증원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이 의원 10여명을 살리려고저러고 있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빨리 협상이 이뤄져야 선거에 출마할 사람들이 제대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장은 "작년말 정개특위 협상과정에서 김 총재가 `선거법은 여야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막아줘 감사하다"며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의 개혁안에 3당이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이날 야당 대표 방문에는 신기남(辛基南) 김정길(金正吉) 상임중앙위원과 박 대변인, 김영춘(金榮春) 의장 비서실장이 동행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