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오후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린 여성계 신년인사회에 참석, 오는 4.15 총선을 통한 여성계의 정치참여 확대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올해 선거가 있는데 물갈이를 많이 한다고 한다. 아마 그런 변화가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이럴 때가 기회다. 여성들이 대거 진출할 수있는 기회 아닌가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하는 자리가 욕먹는 자리이고, 해보면 쉽지 않은 험난한 자리"라며 "차마 거기 가서 발목을 적시기가 내키지 않는다는 게 여러분들의 정서아닌가 싶지만, 기회는 항상 오는 게 아니다"며 여성계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유도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번 총선이 지나면 정치가 상당히 안정돼 일본, 미국처럼 물갈이가 자주 없는 정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잘 활용해 여성계에서 분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호주제가 지난해 개혁됐는데 제가 아무리 바쁘게 챙겼더라도 여성 장관이 직접 관장하지 않았으면 뒤로 미뤄졌을 것이며 법무부, 검찰이 은근히 보수적인 곳"이라고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의 역할을 평가하면서 "제가 하나하나 챙기기 보다 여성 장관이 직접 가서 하는 방안을 좀더 확대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여러분이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기 멋쩍고 민망할 것 같아 인사수석실의 3개 비서관 중 한사람을 여성으로 채용, 여성과 소외되기 쉬운 영역의 사람들을 챙기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남녀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라면 여성을 먼저 써보자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노 대통령은 보육문제 해결, 여성 사회진출 확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노력 등을 설명하면서 "출산율이 저하되고 이혼율이 높아 가정에 대한 가치나 가족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은희(池銀姬) 여성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2003년에 증명된 여성들의 능력을 가지고 2004년에는 정치영역부터 시작해 개혁을 이룰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