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이뤄진 노무현대통령과 썬앤문 문병욱(구속) 회장간의 잦은 회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재작년 11월9일 이광재씨가 문씨로부터 1억원을 받기에 앞서 현장에서 문씨 등과 식사를 함께 했고, 그해 12월7일 문씨가 여택수씨에게 현금 3천만원을 건네는 장소에서도 문씨를 만났으며, 당선 후인 작년 1월과4월에도 각각 대통령 자택과 청와대에서 문씨와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파악된 바있다. 여기에 더해 8일 문씨가 재작년 2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준비하던 노대통령으로부터 경선기탁금이 필요하다는 지원요청을 직접 받고 노 후보 보좌관을통해 5천만원을 제공한 뒤 영수증을 발급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파장이 커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작년 12월 18일 문씨에 대해 "고교 후배중 서울에서 꽤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고, 동창회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해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제가 큰 도움을 받은 편은 아니다"며 문씨와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노대통령과 문씨 간의 만남 등으로 미뤄볼 때 문씨가 노 대통령의 후배 또는 일반적인 후원자를 넘어선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문 회장의 빠른 사업확장과 청탁을 통한 거액의 감세 등 사업과정의 불법행위에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썬앤문의 국세청 상대 감세로비와 관련, 감세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손영래 전 국세청장에게 대통령이 청탁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특히 구속기소된 손 전 청장이 2002년 4~6월 서울지방국세청의 실무자인 홍모전 과장 등에게 5차례에 걸쳐 썬앤문에 대한 감세를 지시, `최소 추징세액' 71억원을 23억원으로 낮춰 부과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 예사롭지않다. 손 전 청장이 썬앤문 감세를 위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검찰에 의해 파악된 시점인 2002년 4~6월은 노 대통령이 문씨로부터 경선기탁금 명목으로 5천만원을 지원받은 지 2~3개월 후이기에 자칫 반대급부 또는 대가성 여부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있기 때문. 비록 문제의 5천만원은 영수증이 발급된 합법 정치자금이지만 문씨의 주장은 노대통령이 먼저 지원요구를 했다는 것이어서 자금지원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의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해 진다. 노 대통령과 문 회장간의 회동에 대해 청와대측은 "문 회장이 사업상 불법행위를 했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뇌물 관계라든지 부도덕한 거래로 몰고가는것은 적절히 않다"면서 "그러나 (회동 부분 등은) 특검을 통해 검증되고 밝혀질 부분이므로 별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혀 특검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