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장경선 후보 8명은 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당권 레이스의 사실상 첫 승부처인 부산.경남(PK)에서 TV토론을 갖고 의장자격론과 정치개혁, 민생현안 등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부산.경남 전역에 생중계된 이날 두번째 합동토론회에서 후보들은 "노 대통령과우리당을 밀어야 한다"고 PK의 정치적 역할론을 강조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는 한편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술로 신경전을 유발하며 차별화에 주력했다. 토론은 유력 주자로 꼽히는 정동영(鄭東泳) 후보와 `영남의장론'을 앞세운 김정길(金正吉) 후보에게 껄끄러운 질문이 집중되는 흐름속에 중.상위권 후보들끼리 서로를 밀고 당겨주는 `윈-윈 게임' 양상도 보여 `짝짓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포문은 김정길 후보가 열었다. 원외인 그는 자당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등최근 여야의원 7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 "당 지도부가 되겠다는분들이 말로만 개혁을 외친다"고 `원내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사실 관계를 잘 모른다"며 "부결 책임을 우리당에 끌고오는 것은 해가 된다"고 경고음을 냈으나, 김 후보는 "정 후보는 양심에 따른 투표보다 당론으로 입장을 분명히 밝혔어야했다"고 압박을 가했다. 정 후보는 그러나 김 후보가 "낙선한 적이 없고 행정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고 공격하자 "노 정권을 탄생시키고 이 토론자리도 만든것도 정동영"이라고 받아쳤다. 이미경(李美卿) 후보는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의 `김정일 발언'과관련, 이부영(李富榮) 후보에게 "과거에 김일성 조문발언 파동으로 색깔론에 휘말리기도 했다"며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라고 물어 이 후보를 당혹케 했다. 이에 대해 이부영 후보는 "친구인 홍 총무의 발언은 `차떼기'로 인한 국민 분노와 공천 분쟁을 색깔론으로 전환시키려는 것"이라며 차단막을 친 뒤 "94년 김일성사망 때 조문을 주장한 것은 그 뒤 북한의 집권세력과 다시 정상회담으로 가지 않을까라는 희망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기남(辛基南) 후보도 "지나친 소장강경파이자 원칙론자라서 당 외연을 넓히기어려울 것 같다"는 지적에 "여기 장영달 후보는 8년을 감옥에서 보냈는데 내가 얼마나 강경하겠느냐"고 되묻고 "소장파라고 하는데 나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보다1살 많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유재건(柳在乾) 후보는 정동영, 신기남, 이부영 후보 등 개혁성향 그룹을 겨냥,"참여정부가 지난 1년간 불안하다, 미덥지 못하다, 여당답지 못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여기 모인 후보들의 재주와 능력, 특징을 살려 나라의 미래를 이끌겠다"며 `한상궁론'을 폈다. 여성 후보들간 신경전도 치열했다. 이미경, 허운나(許雲那) 후보는 다른 후보의도움을 빌려 서로를 공략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을 사용, 눈길을 끌었다. 이미경 후보는 이부영 후보가 "한나라당에는 박근혜, 민주당에는 추미애가 있다면 우리당엔 허운나가 있다는 말이 관심을 받고 있다"며 견해를 묻자 "박 의원은 아버지의 공과 가운데 과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추 의원은 한나라당과 연대하고 있어둘 다 정치지도자로서 자세가 아니다"고 허 후보를 은근히 겨냥했다. 이에 맞서 허 후보의 대학시절 은사인 유재건 후보는 "허 후보가 언론사 의정활동 평가에서 전체 3위를 했다"며 "허 후보는 세상에 알려져 있는 IT(정보기술)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제자'를 지원사격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