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새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의 핵심인지방순회 TV토론회가 4일 제주시내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KCTV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1주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8명의 후보들은 지구당 개별방문이 금지돼 있어 1만2천여명의 선거인단과 직접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TV토론이 선거인단 표심의 향배를 좌우할 결정적인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토론회 직전까지 준비해온 원고를 검토하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토론회에서 유력후보들은 경쟁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민주당과의 재통합론, 당기여도, 리더십 등을 주제로 상대방을 비교적 날카롭게 공략했고, 여성인이미경(李美卿) 허운나(許雲那) 후보간 신경전도 상당해 경선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김정길(金正吉) 후보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들이 민주당과 형제당이라든지,안정의석이 안될 경우 공동여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전장에서 장수가 졌을때 어떻게 하겠다고 말해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정동영(鄭東泳)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내 발언의 전모는 총선에서 민주당은 비키고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유재건(柳在乾) 후보는 이부영(李富榮)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김근태 원내대표-이부영 당의장'이라는 트로이카 체제로 민주세력연합을 완성,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히자 "코드끼리만 모이면 세상이 불안하며 민주투사들로만 나라를 이끌수 없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장영달(張永達) 후보는 `한상궁론'을 펴는 유재건 후보에게 "구슬에 실을 꿰는일을 하겠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을 조직해본 일이 없지 않느냐"고 공격했고, 유 후보는 "회원이 3만명인 공군장교모임 회장"이라며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기남 후보는 유재건 후보로부터 "워낙 강경파라서 많은 사람들이 겁낸다"는지적을 받자 "내가 비교적 젊어 융통성을 발휘하되 원칙은 지킨다"고 최고령인 유후보를 은근히 자극했다. 이미경 후보는 김정길 후보에게 "신당창당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허운나 후보에게 "`박근혜-추미애-허운나'를 얘기하는데 박.추 의원을 존경하느냐"고 물었다가 허 후보가 박.추 의원을 20세기 정치인으로 폄하하자 "그렇다면허 후보의 국어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같다"고 꼬집었다. 후보들은 또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주와의 연고를 내세우거나 지역현안인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관련한 농어촌 지원확대 등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상궁'을 자처하는 유재건 후보는 "장금이가 제주로 쫓겨왔는데 만나봤는지모르겠다"고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이부영 후보도 "제주에서 촬영중인 드라마 `대장금'에 용천수가 나오던데 우리당은 백성을 위한 용천수"라고 말했다. 장영달 후보는 "제주를 상징하는 돌하루방이 맞아줘 반가웠다"고 친근감을 표시했고, 신기남 후보는 "안녕하수까"라고 사투리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정동영 후보는 "2007년이면 평화와 정치개혁의 출발점인 제주도가 특별도가 될것"이라고 추켜세웠고, 김정길 후보는 "제주는 내가 지난해 5월까지 3년간 살았던고향"이라고 연고를 내세웠다. 이미경 후보는 "제주가 낳은 세계적인 여성인 김만덕 여사가 있는데 제2의 김만덕이 되겠다"고 했고, 허운나 후보는 "제주의 비바리처럼 강인한 리더십으로 우리당을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