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 총선은 역대 총선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가장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차떼기'로 대표되는 불법대선자금 파문 등으로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깨끗함'과 '젊음'을 기치로 내건 정치신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여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정서뿐 아니라 정치제도 등 주변 여건도 신인들에게 우호적이다. 과거 정당 지도부가 '밀실공천'으로 후보를 낙점하던 것과 달리 일반 당원과 국민들이 공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각 정당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세대교체론'의 출발점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열린우리당의 출범이다. 비주류 출신의 50대 정치인이 노사모 등 시민조직의 힘을 바탕으로 대권을 잡은 것은 정치권 인적청산의 신호탄이었다. 민주당을 깨고 나온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주장은 한나라당 소장파의 '60대 용퇴론'으로 이어지며 정치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15 총선때 현역 국회의원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9.5%에 불과한 반면 새 인물 등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67.5%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역대 총선에서 약 60% 이상이던 현역 의원의 재선 성공률이 내년엔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에 맞선 신인들이 과연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세대교체 바람은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불었지만 그 결과는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안희정 이광재씨 등 대통령 측근 '386'세력들의 잇따른 비리 연루 파문은 신인들에게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평이다. 또 전문성을 높이 평가받아 내각에 중용됐던 일부 장관들이 경험미숙으로 국정혼란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유권자들에게 '참신함보다는 경륜'이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