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산파역'인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이 화가 단단히 났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의장경선에 출마해달라는 자신의 간곡한 권유를 끝내 뿌리쳐 당 지지율과 직결된 정동영(鄭東泳) 의원과의 `빅매치'가 불발된 탓이다. 김 의장이 지난 29일 오전 의장 예비선거를 주재한 이후 의원총회에 잇따라 불참한데 이어 30일 확대간부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이런 착잡한 심경의발로로 이해된다. 그는 특히 29일 낮 예비선거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정대철(鄭大哲) 이상수(李相洙) 유재건(柳在乾) 이호웅(李浩雄) 의원 등 지도부 인사들과 반주를 곁들인 오찬을 함께 하면서 김 대표를 향해 격정을 터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내가 당을 잘 만들지 못한 것 같다" "나도 이제 1월11일 전당대회 끝나면 지역구에 내려가야겠다"고 말하는 등 `노기'를 여과없이 분출했다는 후문이다. 김 의장은 이날 공교롭게도 간부회의에 불참하고 지역구인 전북 정읍에 내려감으로써 자신의 `백의종군' 구상을 대폭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몽니로도 비쳐질 수 있는 김 의장의 행보에 대해 당내에선 일단 "이해할 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당의 최고 원로로서 어느 누구보다 실망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