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분명한 결론을 내려 오랫동안 인민들이 외부세계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왔지만 역시 정보가 스며들고 있다고 20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지적했다. 신문은 이날 '북한 정권, 무소식이 희소식(For N.Korea Regime, No News Is Good news)'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2년전 북한 수산부처 한 고위 관리가 서해 어업지도출장중 아파트단지내 주차공간을 놓고 두 젊은 여자가 다투는 남한 라디오의 시트콤을 듣고 '도대체 차가 얼마나 많으면 그럴까', '듣던 것과는 전혀 딴 판인 세상'이라는 의문 끝에 탈북, 서울에 살고 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한동안 외부와 단절을 고집했던 북한이 최근 e-메일 서비스 개시를 발표하는 등 변화 바람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화와 실시간 통신시대속에 북한은 외부 세계로부터 거의 정보의 블랙 홀로라디오는 국영방송으로 주파수가 고정돼 있고 해외방송 시청용 위성TV 안테나 사용은 금지됐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미국의 24시간 뉴스채널 CNN을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인민들은 떠들썩한 선전정도만을 보고 들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인용된 압록강 부근 국경도시 단둥(丹東)에 살며 북한을 빈번히 오가는한 중국 무역업자는 "북한사람들은 우물 안 개구리"라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또 정보봉쇄를 끝내기 위한 중단조치를 취해 북한 정권은 올해 외국 무역업자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지난 주 24시간 e-메일 서비스 개시를 발표했다고 전하면서 평양이 반드시 필요한 외자유치를 위해선 어느 정도의 문호개방은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많은 관측통들은 북한 정권이 정보유입 규제조항들을 철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김영주 경남대 교수(정치언론학부)를 인용, "북한지도부는 어리석지않다. 그들은 정보규제를 풀어줘선 안된다고 알고 있으며 주민들이 남한TV를 시청하기 시작할 경우 정권이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탈북작가 최진이씨도 "이는 (정권의) 생사가 걸린 문제"로 "인민들이 외부세계에 노출되면 북한이라는 존재는 끝나게 돼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LA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