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핵심참모진의 불법자금 수수 혐의와 잇단 검찰 소환으로 청와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대통령의 왼팔, 오른팔로 불렸던 안희정(安熙正), 이광재(李光宰) 씨가 이미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데 이어 대통령 수행 비서인 여택수(呂澤壽) 제1부속실 행정관까지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비공개리에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썬앤문그룹의 국세청 감세청탁 의혹과 관련, 문 회장이 안희정씨를 통해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청탁전화를 부탁했다는 진술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과연 검찰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우려하는 기운도 감지되고 있다.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기자들 질문에 한결같이 "검찰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아는게 아니냐. 내가 확인할 입장이아니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일각에서는 "방향은 맞지만 검찰이 너무 심한게 아니냐"는 항변조의 불만도 터져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불안감은 반드시 검찰 수사 때문만은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노 대통령이 대규모 개편을 하지 않겠느냐는 이유가 더 강한 편이다. 실제 청와대 주변에서는 386 참모진의 대거 교체, 내지는 보직순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변인을 비롯한 필수요원 몇몇만 빼고는 전원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당초 1-2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청와대 수석.보좌관급 인사들 교체폭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덩달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차출용 뿐만 아니라 일부 문책성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흘러나오고 있어 노 대통령의 결단과 선택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