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위한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범정부 차원에서 비밀리에 추진해온 추가파병 정부안이 확정 발표됨에 따라 파병부대의 규모와 주둔지,파병 시기 등과 관련된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구호요원으로 민간인들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파병부대 규모와 구성=군은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전후복구 및 의료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서희·제마부대를 포함해 3천7백명 이내로 사단사령부를 구성해 그 밑에 재건지원 및 민사작전 부대,자체 경계부대,직할대를 편성할 방침이다. 또 1천4백50여명으로 추정되는 경계병력은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부대원들을 중심으로 해병대와 특공대,기갑부대,일반 보병부대 요원들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경계병력은 그동안 경험으로 미뤄볼 때 평소 가장 훈련이 잘 돼 있고 민사작전교육을 받은 특전사 외에 해병대와 특공대,일반 보병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가 이라크에 파병된다면 1965년 10월 전투부대로는 처음으로 청룡부대를 베트남에 파병한 지 39년 만이다. 당시 해병대는 1965년 2월 비전투부대인 비둘기부대(주월한국군사지원단)가 베트남에 파견된 후 국회에서 '전투부대 증파안'이 통과됨에 따라 같은 해 9월 청룡부대를 창설해 파병했었다. 조 장관은 또 사단사령부를 육·해·공군 합동참모부 형태로 운영하고 민간인 구호요원들을 사령부에 배속시켜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산자부와 건교부 외교부 등과 협의해 민간인 중심의 인도적 지원단을 파병부대 주둔지역으로 보내 정부의 대이라크 재건예산을 활용,구호활동을 벌이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것이다. 외국군과 연합작전 가능성과 관련해 군은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지휘통솔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군 단독의 지휘체제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향후 협의 과정에서 사령부에 외국군을 편입시킬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파병부대 주둔지=군은 현재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와 모술 서북쪽 및 서남쪽의 탈 아파르,카야르,서희·제마부대가 주둔 중인 남부 나시리야 등 4곳을 후보지로 압축해 미국과 협의 중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 모술 동남쪽에 위치한 키르쿠크가 한국군 주둔지로 유력시되고 있다. 키르쿠크는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고원지대로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탄압받았던 쿠르드족이 전체 인구 95만명 가운데 40%를 차지해 동맹군에 대해 우호적이다. 또 이라크 사상 처음으로 유정이 발견되고 석유의 40%가 매장돼 있어 전후복구가 완료될 경우 한국과 활발한 경제협력이 기대되는 곳이다. ◆파병시기=군은 이날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약 15∼20주 동안 파병 지원자 모집 및 부대 편성,현지적응 훈련,언어 및 문화 교육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 선발대에 이어 4월께 본대를 파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