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여권의 영남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구 출신의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이르면 이번주중 우리당 입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종찬(李鍾燦) 전 서울고검장에 대한 우리당의 영입작업도 성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장관은 당내에서 출마 지역구(대구 북구을)까지 거론될 정도로 지도부가 이달초 `1.11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한 후 여권의 총선 대오가 빠르게 정비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김 지사가 1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겠다"며지사직 사퇴 및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한 것은 `영남 표심'과 관련, 예사롭지 않은대목이다. 이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인 김정길(金正吉) 전 행자 장관의 주장대로 여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인'하기로 작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전술 변화도 감지된다. 우리당의 당면 목표인 호남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던 것을 호남과 영남을 동시에 파고드는 `윈-윈' 게임으로 전환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 내에선 문재인(文在寅.부산)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봉흠(朴奉欽.밀양) 기획예산처 장관, 이영탁(李永鐸.영주) 국무조정실장 등 연말 개각 대상에서 제외된 영남 출신 관료들에 대한 `징발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민주당을탈당한 강현욱(姜賢旭) 전북 지사와 함께 박태영(朴泰榮) 전남 지사 영입에도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우리당을 포함한 여권이 한나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김 지사의 탈당을 시발로`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지면서 총선 전략도 구체성을 띠고 있다. 김정길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앞으로 영남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의결단(입당)이 이어진다면 현재 경남(16석)과 부산(17석)은 각 10석 내외, 울산(5석)은 4석은 차지할 수 있다"며 "부산.경남이 그렇게 되면 대구.경북도 자연스럽게 태풍의 영향권에 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철(李康哲) 상임중앙위원도 "TK(대구.경북)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대구는 정서상 지역구가 사실상 하나이기 때문에 전부 아니면 전무의 게임이 될 것"이라며 `동남풍'의 북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여권의 `영남 빅뱅' 구상이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영남 표심이 무엇보다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맞물릴 공산이 큰 데다 이곳 선거가 지역주의보다인물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나라당이 `물갈이'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대선자금 수사와 측근비리 특검도 역시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한 핵심당직자는 "장,단점이 있지만 여러모로 봐서 대통령 입당 시기는 전대 이후가 맞다"며 "영남에서 우리당이 호응을 얻을 경우 호남도 `지역주의 타파' 명분 때문에 자연스럽게지지도가 올라가면서 한나라당과 보수, 개혁의 양자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