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의 재의결을 계기로 열린우리당내에서 자성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번 특검법 재의결 과정에서 소수여당의 한계를 절감한데다 지지도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고 최근 외부인사 영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등 `악재'가 겹친데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5일 의원총회에서 "47명의 현역의원이 정치변화를위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했는데 국민들의 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결단해야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의 `우리당' 지지도를 거론하면서 "우리의 원대한 포부에 비쳐보면 많이 부족하다"며 "원인은 외부에 있는 것도 있지만 외부에 있는 원인을 극복하는 것도 우리들 내부에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어 "솔직히 당내는 화합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어떤분들은 당이 모래알 같다고 하고, 농담삼아 너무 민주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있다"며 당내 불협화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도 "당내 중요한 회의에 원내 의원들은 거의 참여하지않고 정치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열심히 참여해 모든 결정이 이뤄진데 대해 염려스럽다"고 원내외 인사들의 `조화'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정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하고 원내정당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신당의 큰 목적에 적합하지 못한 현상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책임을 느끼며 어떻게책임져야 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지도부사퇴까지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유발했다. 그동안 `정신적 여당'으로서 정국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등 정국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적 여당'으로서 소외감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김 대표는 "정치적 여당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대단히 모호하고 잘안되고 있다"며 "노 대통령과 정치적 소신이 같거나 근접해 있으나 정치적 여당의실질적 내용은 담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표정은 굉장히 무거워 보였고, 일부 당직자들은 "신당추진 이후 최대위기"라고 우려하면서도 "오히려 이같은 위기의식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위했다. 당 영입위원장인 정동영(鄭東泳) 의원도 SBS라디오에 출연, "(우리당 사람들이)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이구나 하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우리의 진정성이 드러나면 언제든지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세풍사건'에 연루돼 당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당내 비판을 받아온 김호복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의 영입과 관련, "김씨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사전검증 장치로 걸러내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며 세차례나 사과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