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 신세대들 사이에서 '한류' 열풍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0일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신세대들의 남한 열풍은 상품, 드라마, 가요,패션으로 요약된다.

특히 고위층이 밀집한 평양을 중심으로 신세대들은 남한을 '아랫동네'로 지칭하면서 남한 상품을 으뜸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한 북한 소식통은 "북한 지역 장마당에서는 남한에서 생산된 라면, 화장품,전기밥솥 등이 남쪽 상표를 버젓이 붙힌 채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장마당을 통제하는 인민 보안성 요원들도 속수무책"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은 인민보안성 요원들이 남한 상품을 단속하려하면 '대한민국이라고 쓴 쌀자루(쌀포대)가 도처에 굴러다니는데 어떠냐'고 대꾸하는가 하면 그래도 유.에쓰.에이(USA) 쌀자루 보다는 같은 민족의 것이 낫지 않냐'고 반문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입국한 한 탈북자는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쌀포대를 비옷 대용으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며 "비가 새지 않고 질이 좋아서 인기가 아주 좋다"고전했다.

신세대들의 남한 열풍을 주도하는 것은 단연 드라마. 지난해 '가을동화'와 '겨울연가'에 이어 최근에는 '올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북한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경 일대와 해외 출장자들을 통해 흘러드는 남한 드라마.영화 비디오와 CD는 북한 전역을 삽시에 휩쓸어 버린다고 북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드라마 주제가도 최근 남한 가요의 열풍과 더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트로트가 북한 젊은이들을 사로 잡았다면 이제는 '올인'의 '처음 그날처럼'과 '겨울연가'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등 인기 드라마 주제곡이 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남한 가요 열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지난해 9월 `2002 MBC 평양특별공연'과 지난 9월 북측과 공동으로 선보인 SBS의 '류경(柳京)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통일음악회'를 계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다른 북한 소식통은 "북한 신세대들 사이에서 가수 조용남은 '편안한 아저씨'로통한다"면서 "어눌한 말투에 북한 가요 '심장에 남는 사람'을 멋지게 부른 조용남은 북한 젊은 세대의 우상"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여성들 가운데서 윤도현에 대한 인기와 남북 노래자랑에서 '네박자'를 부른 송대관, 북한가요 '휘파람'을 부른 주현미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11.20)도 "남측의 남성이라고 하면 가수 윤도현씨를 꼽는 (북한)시민들이 아직도 많고 특히 지금도 여성들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소식통들은 신세대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탤런트들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심지어 머리 염색 등의 패션을 경쟁적으로 모방하고 있으며 "평양 젊은이들 사이에서 중국제 의류는 촌스럽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일성 주석 시대의 구세대와 달리 20∼40대 사이에서는 개혁과 변화에 대한 욕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은 사고를 가진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이끈다면 향후 북한 체제는 자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시장 경제를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장용훈기자 chsy@yna.co.kr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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