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실시된 민주당의 지도부 경선에서 조순형(趙舜衡)의원이 당대표격인 중앙위 의장에 당선된 것은 분당사태의 후유증을 조속히수습하고 총선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화합속의 개혁'을 이끌어갈 안정감있는인물이 필요하다는 대의원들의 선택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경선에는 유효투표자 5천25명이 두 표씩을 행사해 유효투표수는 1만50표였고, 조 의장은 이중 3천119표(31.03%)를 얻어 압승을 거뒀다. 조 의장의 압승은 박상천(朴相千)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 등 당내 실세그룹과현역의원, 지구당 위원장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일선 대의원들도 우선 당의안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추미애(秋美愛) 상임위원은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조순형 의장을 맹추격했으나, 2천151표(21.4%)로 아깝게 2위에 그쳤다. 추 위원은 `40대 여성대표' 카드의 폭발성을 전면에 내걸었으나, 급격한 세대교체에 대한 당내 일각의 우려와 그에 따른 `배제투표'를 극복하는 데는 다소 역부족이었고 전당대회 준비기간이 짧아 고참 당원들을 중심으로 대의원 명부가 작성된 점등이 1위 달성을 좌절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김경재(金景梓) 상임위원은 호남 대표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고 평소 영남권대의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점이 작용, 예상보다 선전을 거둬 1천199표(11.93%)로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통모임 조직표의 뒷받침을 받은 장재식(張在植)상임위원은 1천150표(11.44%)로 4위를 차지했다. 5위를 차지해 지도부에 턱걸이로 입성한 김영환(金榮煥) 상임위원은 888표(8.84%)를 얻었고, 이는 충북 출신에 경기 안산에 지역구를 가졌다는 점과 소장파 지도부의 필요성에 대한 대의원들의 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2,3위를 차지한 조순형 의장과 추미애 김경재 상임위원은 모두 지난해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에 적극 참여했던 인물들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연령별로 보면 조순형 의장과 김경재 장재식 상임위원이 60대, 추미애 김영환상임위원이 40대로 노.장.청의 조화가 이뤄졌고, 출신 지역별로 충청(조순형.김영환)2명, 대구(추미애) 1명, 호남(김경재.장재식) 2명의 안배가 형성됐다. 이협(李協) 후보는 막판 혼신의 유세를 펼쳤으나 685표(6.82%)로 6위에 그쳐 지도부 재진입에 실패했고, 김영진(金泳鎭) 후보는 581표(5.78%)로 7위에 그쳐 고배를마셨다. 40세의 나이로 지도부에 도전한 장성민(張誠珉) 후보는 277표(2.76%)로 최하위를 차지해 가능성을 선보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경선에는 등록 대의원 1만857명중 6천622명(61%)이 전당대회장에 참석했으나, 실제 투표에는 5천46명이 참여했으며 21명이 기권했다. 등록 대의원 대비 투표율은 46.5%였고, 참석 대의원 대비 투표율은 76.2%로 집계됐다. 민주당측은 등록 대의원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데 대해 분당후 대의원 명부가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져 허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