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8일 밤 SBS TV '국정진단,대통령에게 듣는다'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국정현안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대담에서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거부하게 된 이유를 재차 설명하면서 이로 인한 한나라당과의 대치국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또 주요 대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선자금 수사,분권형 대통령제를 포함한 정치개혁,국정쇄신 방안,이라크 추가파병 문제,핵폐기물처리장으로 비롯된 부안사태,민생과 경제 현안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국회 시정연설 등에서 언급한 연말쯤의 개각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담은 청와대 관저에서 1백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염재호 고려대 교수,이주향 수원대 교수,SBS 김형민 사회부장이 패널로 출연해 질문을 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로 사흘째를 맞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한 여론동향을 주시하면서 특검 거부에 따른 한나라당과의 전면대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날 대담에서도 노 대통령은 국회가 '마비'상태로 빠지면서 지방분권 3법 입법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고유권한으로,이를 문제삼은 단식농성에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내 제1당 대표가 '대통령의 측근비리 척결'을 외치며 단식에 들어가자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 각국의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 한국만 별다른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거대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진데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명분을 내세워 온 노 대통령으로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가 넘는 찬성으로 통과된 특검법을 거부한 데 대한 비판여론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조만간 문희상 비서실장이나 유인태 정무수석,혹은 고건 총리를 한나라당사로 보내 최 대표를 위로하고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