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측근비리의혹 특검법을거부키로 결정한 지난 25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치를 `개와고양이'의 의사불통 관계에 비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한나라당이 "정치를 희화화했다"며 발끈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는 마당에 노 대통령의발언 내용이 시중에 알려졌다는 점에 더욱 불쾌해 했다. 임태희(任太熙) 대표 비서실장은 "특검법 거부와 국정혼란으로 원내 제1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는 마당에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런 농담을 한 것은 현시국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시각이 얼마나 안이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발언내용도 대통령으로서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변인단은 더욱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 진(朴 振)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파탄과 국정혼란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가하게 수준낮은 농담을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한 뒤 "대통령은 시중에 자신을 비하하는 허무개그가 왜 나돌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당사자인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의 농담 내용을 전해듣고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데 야당대표에게 수준낮은 비아냥이나 하고..."라며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