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민의 대부분이 한국 전투병의 파견에 반대한다는 경남지역 시민단체의 현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지역 36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코리아 평화연대(공동대표 김영만 등 3명)는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사회운동가 임경란(47)씨와 배상현(27)씨를 이라크에 파견해 현지 주민 1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의 86.3%가 한국 전투병의 파견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응답했다고 26일 밝혔다. 임씨와 배씨는 이라크 바그다드.모술.킬쿡.바스라.팔루자.하디사 등 6곳을 돌며 현지 통역과 안내를 통해 설문 조사를 벌였는데 민간 차원의 현지 설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공병과 의료병 파견에 대해서도 전투병 파견 반대 응답자의 72.6%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임씨와 배씨는 하디사에서 만난 한 저항군지도자로 부터 "`파병은 우리의 적인 미군을 돕는 것이기에 한국은 절대 해선 안된다. 군인들은 파병 목적을 이루기 전에 우리들에 의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고 코란을 선물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바그다드 시내에서도 많은 사람들로 부터 손가락으로 목을 옆으로 긋는 시늉을 하며 한국군이 파병되면 죽을 것이란 암시를 자주 받았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전체 응답자의 85.5%가 주둔 미군을 점령군으로 생각,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한국에 대해서도 82.4%가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파병시 적대적으로 돌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바그다드 국제적십자 건물의 공격에 대해선 61.8%가 오해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고 대답했다. 코리아 평화연대는 오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지를 청와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코리아평화연대 김영만(56) 대표는 "이라크 국민의 요청이 없는 한 전투병이든 비전투병이든 파병에 반대한다"며 "미국에 의한 파병 반대 투쟁과 함께 민간 차원에서 의료.건설 등 분야를 중심으로 이라크를 도울수 있는 방안을 강구,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산=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