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대한 국회의 재의(再議)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원내 2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쥔 민주당의 지도부 경선 결과와 그에 따른 선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28일 민주당 임시 전당대회에서 어떤 인물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특검법 재의를 다루는 방식과 강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25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뒤 재의에 응할지, 재의 철회를 관철시키기 위해 전면투쟁에 나설지를 결정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8인의 후보 가운데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을 제외한 7명의 후보들은 모두 특검법 재의시 찬성하겠다는 원칙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당론으로 찬성 입장을 정할 것인지 등 각론에서는 의견이 다소 갈리고 있다. 유력 주자인 조순형(趙舜衡) 후보는 찬성 당론을 정해서 재의 표결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추미애(秋美愛) 후보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싸움에 민주당이 당론을 정해서 개입할 필요는 없다"며 자유투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조 의원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부당한 이유로 거부했다 해도 국회는 재의결해서 가결은 가결대로, 부결은 부결대로 처리해야 하며, 국회가 재의결하도록 한나라당에 요구하겠다"며 "의총을 열어서 당론에 부쳐야 하지만, 지난번(특검법에) 찬성한 만큼 일관성을 유지하고 거부가 명분이 없으므로 당론으로 (찬성을) 확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분위기는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에 반대했던 의원들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재의 찬성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법 표결시 기권했던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 "민주당은 새지도부 구성후 당론을 집약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어쨌든 국회 3분의 2의 찬성을 받았던 것이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다지만 특검이 나와서 수사하는 것이어서 민주당 당론으로 다시 찬성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비쳐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 공조는 국회의 권위에 관한 문제"라며 "노 대통령도 측근비리에 대해 척결 의지를 갖고 있으므로 그런 차원에서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