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특검법 거부 철회를 요구하며 26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인과 단식의 상관관계에 새삼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인 단식농성의 대표적 사례로는 지난 83년 5월 18일부터 23일간 강행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단식을 꼽을 수 있다. 그는 5.18 3주년을 맞아 민주회복 정치복원 등 민주화를 위한 전제조건 5개항을내걸고 전격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결국 단식농성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탄생으로 이어지면서 민주화 과정에 기여했다는 것이 김 전 대통령측 설명이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도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78년 두번, 80년 한번 단식농성을 벌인데 이어 90년 10월에는 지방자치제 실시 및 내각제 포기를 요구하면서 13일간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또 이기택(李基澤)씨도 직선제 개헌쟁취와 4.13 호헌조치 철회를 요구하면서 86년 17일간 단식농성을 한 기록이 있다. 이처럼 그동안 우리 정치사에서 정치인의 단식은 사방이 꽉 막혀서 탈출구가 없는 상황에서 택하는 최후의 투쟁방안으로 여겨져 왔다.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최 대표의 단식농성 돌입방침도 현 정국에 대한 최대표의 위기의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103명의 의원들로부터 의원직사퇴서를 받으며 "당 대표로서 동지 여러분 스스로 제출한 의원 사직서를 받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며 "내일부터 사직서를 품고 단식투쟁에 들어가 노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하는지내몸으로 호소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반면 이색 단식농성도 있었다.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은 자신이 통치권을 행사한 5공의 정통성을 지키겠다며 95년 12월3일부터 28일간 안양교도서에서 단식농성을 했고,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의원은 2000년 2월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반발해3일간 농성을 벌인 적이 있다.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언론사 대주주 구속 등에 항의해 2001년 9월에 20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현 정부 출범 후에는 열린우리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이 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며 지난달 13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