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李泳禧) 한양대 대우교수는 22일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어느 일방만의 변화가 아닌 양쪽 내부의 변화가 동시 병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상호 체제수렴을 통한 통일 방법론을 제시했다. 리 교수는 이날 서울 안국동 천도교 수운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민족통일학회(회장 노태구 경기대 교수) 월례 학술토론회에서 '민족통합과 체제수렴'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흔히 북한만의 변화를 요구하지만 북한 못지 않게 남한 자체의 변화와수정도 절실히 요구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남한의 자본주의, 북한의 사회주의 경험이 각기 변해야 상호 통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남북 각기 상대적으로 우월한 요소를 합쳐 양쪽 모두보다 우월한 새로운 체제가 생겨나는 변증법적 통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리 교수는 "남북한 어느 일방이 주도하는 형식으로 통일이 된다면 쌍방의 열성적인 요소만 강화된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흡수통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대북 화해 정책과 관련, 리 교수는 "화해란 말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어서 이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남북 두 체제간 상호수렴이라는 구체적 선행조건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햇볕정책 등을 통해 '접근을 통한 변화'를 추진하지만 이보다는 '변화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동독에는 사회주의 체제, 서독에는 자본주의적 사회주의 체제가 존재하는등 공통분모, 즉 동질성과 유사성이 존재했기에 상호수렴이 가능했다"며 "우리도 공멸없이 통합을 이룬 독일의 경험에서 배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