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 관광객의 첫 평양관광이 성사되는 등 북한이 소리없이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NYT는 올 들어 1~10월 남북한 교역액이 40% 증가했으며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서자동차를 생산하고 도로와 철로를 건설하며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많은 미국인들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시간 문제'로 여기고 있지만 한국은 북한을 붕괴로 몰고가는 대신 차분하게 북한이 시장 지향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427개 한국 기업이 557개 사업에 참여해 3억4천만달러상당의 상호교역을 달성했으며 남북한 도로.철도연결, 개성공단 조성, 대규모 이산가족면회소 건설과 같은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상호교역액은 5억8천700만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 한국이 북한에 최대 투자국이자 중국에 이어 두번째 교역국이라고 소개했다. 북한 방문자들은 북한에 시장경제의 뿌리가 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갈수록 많이 발견하게 된다. 올 들어 평양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대규모 시장이 개설돼 주민들은 채소와 곡식, 신발, 옷 및 화장품 등을 시장가격에 사고판다. 이러한 시장들은 암시장을 양성화하는 것으로 무기력한 식량 및 의복 배급시스템을 보완한다는게 NYT의 설명이다. 북한에서 총 2천마일(약 3천200km)에 달하는 기나긴 여정을 경험한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의 캐시 첼베거는 "소규모 가족기업이나 협동조합들이 용역을 제공하고 재화를 생산하는데 이는 체제를 뒤바꾸는 작업의 시작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NYT는 이밖에도 ▲작년 베트남에 3차례 경제시찰단을 보냈고 ▲올 들어 국영기업의 외환 투자 자유화 범위를 확대했으며 ▲은행들이 암시장 환율에 가까운 환율을적용하는 등을 북한의 시장 개방 증거로 제시했다. NYT는 그러나 핵무기 이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외국투자의 주요 원천은 한국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 더욱 많은 외국 투자를유치하기 위해서는 핵 문제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