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사실상 내년말까지 주한미군 감축논의를 유보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9일 "한.미 양국이 내년 여름까지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논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그러나 미국 대선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내년 말까지는 주한미군 감축논의가 유보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따라서 앞으로 1∼2년간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의 이라크 추가파병안과 관련, "우리 안 정도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전투병과 비전투병의 비율이 1대 1 정도면 미국이 수용할 만하다"며 "한미간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 정도면 파병협의가 잘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논의 유보와 관련, 이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이라크 추가파병을 요청하기 전에 이미 합의됐던 것이므로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며 특히 "우리가 이라크에 추가파병을 하고 이후 이라크 정정이 호전된다면 동아시아의 미군 재편과정에서 일시적으로는 주한미군 수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고밝혔다. 그는 "미국은 애초부터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고정된 군대로 생각하지 않았으나한반도의 안보상황을 고려, 한번도 다른 지역으로 주한미군을 전용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주한미군이 한반도 지역군이라고 명시된 것은 어느 문서에도 없고 주일미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방한했던 도널드 럼즈펠드미국 국방장관이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과 회담 및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면담에서 한국의 자주국방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도 자주국방하기 쉽지 않다. 한국이 자주국방을 한다니 대단하다. 잘 해보기 바란다. 미국이 많이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해볼테면 해보라는 뜻이 아니라, 자주국방이 얼마나 비용이 드는가를 알라는차원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와 관련, 이 관계자는 "미국은 이번 SCM에서도 한국이 독자적 작전 능력을 갖춘 사단을 파견해 일정지역을 맡아주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달했다"며 "미국은 사령부 인원 700명을 포함, 5천명가량이면 독자사단을 편성할 수있을 것으로 보지만 우리 국군의 능력이면 3천700명으로도 충분히 사단을 형성할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파병가능성이 있는 파키스탄군 등 다른 나라 부대를 예하에 둘 가능성이 있으나, 일본은 한국군 예하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은 당초 한국이 이라크 북부 대도시인 모술에 파병하기를 원했으나 한국이 주저하자 파병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체적인 재편 계획을 짰다"며 "모술이 우리군의 파병지로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3천700명 병력으로는 아무래도 중소도시나 지방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