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국토 전체에 지하 요새가 매우 발달해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내려는 미국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날 '땅굴 속 북한의 에이스카드(N.Korea's Ace in the Hole)'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들의 발언을 두루 인용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 정보당국의 자료를 인용, 북한에는 수백 개의 대형 공장과 1만개이상의 소형 시설이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면서 미국이 선제 공격론을 펴고 있지만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지하에 자리잡고 있어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정보활동 역사상 가장 성과가 미흡한 국가라면서 그 이유로 믿을 만한 내부 정보원을 구하기 어렵고 지하 시설이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점을 들었다. LA타임스는 또 북한의 지하 시설 발달 정도를 고려하면 최근 북한이 영변 원자력 발전소에서 폐연료봉 8천 개를 재처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속임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성 사진을 통해 증거가 뻔히 드러날 정도로 규모가 큰 영변 발전소에서 폐연료봉 재처리와 같은 중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타임스는 국방전문가 존 파이크를 인용 "테니스장 규모의 건물만 있으면 재처리작업이 가능하고 북한은 그 정도 규모의 시설이라면 충분히 지하에 마련할 능력이있다"면서 영변 핵 발전소에서 드러나는 핵 개발 증거들이 속임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에서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경우 대북 안전 보장을 문서로 약속하겠다고 제의한 것도 북한의 감추기 전략이 낳은 성과로 분석했다. 그러나 타임스는 북한 전역에 미로처럼 퍼진 지하 시설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를 완벽히 검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