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에 SK 외 다른 기업의 자금이 유입된 단서를 포착, 수사중이다. 검찰은 12일 오후 한나라당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예정대로 출두하면 `SK비자금100억원'의 수수과정과 용처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다른 기업의 불법 대선 자금을수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한나라당과 관련, SK외 다른 기업의 (불법 대선자금수수) 단서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김 의원이 출두하면 `SK비자금' 관련 의혹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자금수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 10일부터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된 기업체 임직원들에 대한 본격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조사 대상 기업체가 이른바 `5대 그룹'에 국한됐다고 할 수없다"면서 "조그마한 기업이라도 단서가 있으면 물어볼 수 있다"고 언급, 기업체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또 일부 기업으로부터 사과상자 8개 분량 이상의 대선자금 관련자료를임의 제출받아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에 대해서는 이미 계좌추적에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현명관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께 대검청사를방문, 주임 검사와 만나 "기업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는 재계 입장을 전달하고 30여분만에 돌아갔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그러나 현 부회장이 삼성물산 대표이사 출신인데다 이번 대검방문이 검찰에서 제공한 승용차편으로 은밀하게 이뤄진 점, 대검 수뇌부가 아닌 주임검사와 직접 면담을 한 점 등을 들어 이번 수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문효남 기획관은 "현 부회장의 방문이 검찰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것은 전혀 아니다"며 "현 부회장은 수사팀과 재계간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볼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비공개 재소환,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서 건네받은 `SK 돈' 2억3천만원의정확한 용처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선씨는 지난달 29일 첫 소환조사때 이 돈으로 울산에 있는 2층짜리 건물을 매입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생수회사인 장수천의 채무변제나 대선빚을 갚는데 일부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선씨가 최도술씨에게서 받은 2억3천만원에 대한 수표추적을한 결과,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됐다"며 "선씨에 대한 조사는 오늘밤 늦게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