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는 6일 워싱턴에서 이틀째 고위 실무협의를 갖고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따른 파병 규모의 성격과 시기 등 후속 현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다. 한국의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차관보는 이날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해 그랜트 그린 국무부 관리차관 및 제임스 켈리 동아태당담 차관보 등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따른 파병 성격, 규모, 시기 등 파병 현안을 집중 협의했다.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 서주석(徐柱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 등 대미 파병협의단은 이와 함께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폴 울포비츠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등과 잇따라 만나 한국군 이라크 파병 대안으로 거론되는 3천명 수준의 비전투병 위주 파병안에 관한미국측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은 이 자리에서 파병의 구체적안 사안은 한국 정부가 결정하되 미국은 이라크 상황을 감안해 한국군이 특정 지역에서 '독립작전'을 맡을 수 있는 사단급 규모의 '안정화군'을 파견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져 한미 양측간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믿을만한 워싱턴의 군사소식통은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오늘 발표한 병력교체안은 갑자기 나온 게 아니고 예비군 동원계획과 중장기적 전략에 따라 이미 마련된 것"이라면서 "한국과 터키 등 동맹우방의 추가 파병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은 기존에 수립된 전략계획에 따라 독자적인 병력교체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 상황으로 미루어 한국의 대미 파병협의단이 이번 워싱턴 실무협상에서 파병 쟁점현안을 매듭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한국군 추가 파병 결정에 따른 후속 현안을 둘러싼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오는 17-18일 서울에서 조영길(曺永吉) 한국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국군 추가 파병 성격과 규모 및 시기 등을 매듭지을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동맹우방의 추가 파병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날 국방부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대규모 교대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