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비전투병 위주로 3천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 파병키로 방침을 세웠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대통령도 모르는 파병규모를 언론이 어떻게 알았는지 유감"이라며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가 이렇게 무책임하게 보도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 통외통위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조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한미관계는 중요하며, 세계 석유질서의 전망도 고려사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미관계는 경제적 전망과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어쨌든 우리 정부의 파병 방침이 결정된 뒤 미국은 APEC(아태경제협력체)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한미관계'를 강조한 것은 아직 이라크 파병 성격, 규모, 시기 등에 대한 정부 방침이 결정된게 없으며 미국측과 충분히 협의해 국민여론과 국익, 전통적인 한미우호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과 관련, "재신임 국면에서 지지자의 절반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파병 결정을 발표했다"면서 "파병문제는 적어도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해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파병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면서 "국회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존중할 것이며, 방침이 정해지면 단호하게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내에서 파병반대나 전투병 파견시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처럼 알려졌으나 조사결과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정부 내부의 다양한 의견이나 찬반양론이 있는게 판단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의 FTA(자유무역협정) 첫 상대국으로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의 지적에 대해 노 대통령은 "칠레가 적절했느냐 문제보다 한-칠레 FTA는 세계시장 속에서 한국의 개혁.개방의지를 시험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처리되길 바란다"고 회기내 처리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거듭 "FTA는 세계적 대세인 만큼 자유무역의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한 발 늦으면 세계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기 때문에 국회 안에서 모두가 살 수 있는 대타협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기자 cbr@yna.co.kr